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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추석을 부탁해’ 영남대 오렌지 거리 ‘피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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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추석을 부탁해’ 영남대 오렌지 거리 ‘피토리’

입력
2016.09.13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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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토리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수제 돈가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피토리의 인기 메뉴 중 하나인 수제 돈가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맛의 전쟁터에서 7년을 버틴 맛집 중의 맛집

지난 8월 1일, 영남대학교 오렌지거리에 새로운 맛집이 등장했다. ‘D485’란 특이한 이름의 식당 간판이 내려진 자리에 ‘피토리(PTROY)’란 문패가 새로 달렸다. 새롭게 등장한 음식점에 호기심을 나타내는 이들보다 안타까워하는 이들이 더 많았다. ‘D485’가 영남대를 다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첫손에 꼽는 맛집이었기 때문. 그러나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사장님도, 요리사도, 주방도 그대로다. 피토리는 체인점인 D485에서 독립한 음식점이다. 최순용 사장은 “D485의 신화를 피토리로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피토리만의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파스타.
피토리만의 특별한 맛을 느낄 수 있는 파스타.

잘되고 있는 가게를 위험감수하면서 독립한 것은 체인점이 가지는 한계와 음식에 대한 집 때문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피자 도우였다.

“체인점들은 대개 냉동도우를 많이 써요. 단가가 낮으니까. 저희는 체인점 시절에도 냉동도우가 아닌 저희가 직접 만든 도우를 썼어요. 맛을 위해 1,300만원이 넘는 이탈리아 화덕을 들였는데 도우를 냉동도우를 쓰는 건 말도 안 되죠. 도우를 냉동으로 바꾸겠다는 본사의 방침에 반대하다가 결국 제가 재오픈을 하게 된 것입니다.”

저온 숙성을 거친 생도우와 100% 천연치즈로 토핑을 한 피토리 피자.
저온 숙성을 거친 생도우와 100% 천연치즈로 토핑을 한 피토리 피자.

맛있는 ‘음식’을 위한 약속

음식을 위해 독립을 결심한 만큼, 새로 시작하면서 가장 많은 신경을 쓴 건 역시 음식이었다. 먼저, 맛있는 피자를 위해 이탈리아산 밀가루를 공급하는 업체를 수소문해 찾아냈다. 그 밀가루를 직접 반죽해 며칠간의 저온 숙성을 거친 생도우를 사용한다. “대프리카라는 별칭답게 대구는 며칠간 저온 숙성해야하는 도우가 하루 만에 퍼지는 경우가 있어요. 그럴 때는 과감하게 버려요. 맛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긴 하지만, 안일한 생각으로 기준에 차지 않는 도우를 사용하는 건 고객들에 대한 배신이죠. 전 그렇게 생각해요.”

오븐이 아닌 특별히 제작한 가마에 넣어 피자를 굽고 있다.
오븐이 아닌 특별히 제작한 가마에 넣어 피자를 굽고 있다.

신 메뉴 구상에도 땀을 쏟았다. 새로운 돈가스 소스를 개발하려고 10일 동안 매달리기도 했다. 점심시간에는 잠깐 가게 문을 닫고 직원들과 맛있다는 가게들을 찾아다녔다. 소문대로 맛있는 집들도 있었지만, 실망스러운 집들도 꽤나 있었다. 무엇보다 메뉴판의 사진과 내놓은 음식이 다른 집이 많았다. 거기서 일종의 배신감을 느꼈다.

“혹시나 싶어 손님상에 제공되는 동일한 사진으로 메뉴판 작업을 새로 했어요. 맛있어 보이는 메뉴판 사진과 동일한 음식을 제공할 거란 손님과의 무언의 약속을 한 거죠.”

최순용 피토리 대표가 저온 숙성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생도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순용 피토리 대표가 저온 숙성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생도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내 가족이 먹는다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집의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이다. 주 손님 층이 학생이다 보니 좋은 재료를 고집하면서도 가격을 높일 수가 없었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내놓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요식업을 하는 친구들에게 수소문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질 좋고 저렴한 재료를 찾는다.

“단가만 생각하고 일하면 절대 이렇게는 못하죠. 단가보다는 내 가족에게 먹인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어요. 더 열심히 해서, 피토리 본점 성공을 힘입어 피토리 대구 확장 및 울산 진출이라는 꿈을 이루고 싶어요. 대구 최고의 맛집으로 등극하는 그날까지 많이 응원해 주세요!”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사진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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