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공급하는 삼성SDI는 끊어
소형배터리 시장 지각변동 예고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배터리를 당분간 중국 ATL 제품만 쓰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삼성SDI와 중국 ATL 등 두 곳에서 배터리를 공급받았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주도해 온 소형 배터리 시장에도 지각 변동이 일 전망이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당분간 ATL을 갤럭시노트7 배터리의 단일 공급업체로 두기로 했다. 이는 문제가 된 삼성SDI 배터리는 갤럭시노트7에 쓰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삼성SDI와 ATL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납품 비율은 70대 30 정도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을 결정한 후 ATL에서 배터리 400만대 가량을 추가 공급받기로 했다”며 “이 배터리는 19일부터 새로 교환해 줄 갤럭시노트7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 사장은 지난 2일 갤럭시노트7의 리콜을 발표하면서 기존 삼성SDI와 ATL 두 곳이었던 배터리 공급처를 세 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일단 당장 생산해야 할 제품에는 ATL 배터리를 사용하면서 다른 공급업체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배터리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경우엔 공급이 재개될 수 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LG화학에 손을 내밀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기용 소형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는 삼성SDI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를 납품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적응시험과 국가별 승인 등에 통상 6개월 정도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LG화학 배터리가 갤럭시노트7에 사용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반론도 적잖다.
전 세계 소형 배터리 시장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1위를 지켜 온 삼성SDI는 당장 일감이 끊겨 생산량 감소가 불가피한 반면 반사이익을 볼 ATL은 매출이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ATL은 애플 아이폰7용 배터리의 주요 공급업체여서 하반기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만 생산량이 전년 대비 35% 증가한 ATL에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가 큰 선물을 안겨준 셈”이라며 “한국, 일본, 중국 순이었던 국가별 점유율 순위도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