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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악재에 흔들린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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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악재에 흔들린 금융시장

입력
2016.09.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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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6.39포인트(2.28%) 내린 1991.48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12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46.39포인트(2.28%) 내린 1991.48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대내외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코스피지수가 2% 넘게 하락하며 2,000선을 내줬다. 갤럭시노트7 사태가 악화하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한 데다, 미국 금리인상 우려, 북한 핵실험 여파까지 ‘트리플 악재’가 덮친 결과였다. 원ㆍ달러 환율도 15원 넘게 폭등했다. 가뜩이나 실물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금융시장까지 출렁이면서 경제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모습이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39포인트(2.28%) 하락한 1,991.48에 마감했다. 지난 6월24일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여파로 61.47포인트(3.09%) 급락한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코스피 급락은 갤럭시노트7 대량 리콜ㆍ사용중지 권고로 인한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폭락한 영향이 컸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거래일보다 11만원(6.98%) 하락한 146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에만 15조5,800억원의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지난 2일 갤럭시노트7 배터리 결함을 리콜이라는 빠른 대처로 호평을 받았지만, 주말을 거치면서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가에서 사용 중단 권고가 잇따르고 삼성전자까지 결국 이를 받아들인 것이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 비중(9일 기준 17.30%)을 감안하면, 이날 삼성전자가 끌어내린 코스피지수는 전체 낙폭(2.28%)의 절반이 넘는 1.2%포인트에 달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7 사태가 확산되며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이 축소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금융시장에 지속적인 악재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증권은 이날 갤럭시노트7의 리콜 및 사용중지 권고 사태로 올해 하반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 넘게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사용중지 권고는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쳐 손실 규모가 리콜 발표 이후 추정치(8,200억원)보다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말 다시 대두된 것도 기름을 부었다. 연내 금리인상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상황이지만, 지난 9일(현지시간) 지역 연방준비은행 인사들이 잇따라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이 ‘12월 인상’이 아닌 ‘9월 인상’에 힘을 실으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센터장은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책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의 매파적 발언이 세계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1.85%), 일본(-1.73%), 인도(-1.32%), 대만(-1.17%) 등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대부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학습효과’로 미풍에 그칠 거라던 북한 핵실험 역시 다른 악재들과 상승작용을 하며 휘발성을 키웠다. 곽병렬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과거 6거래일이면 회복했던 북한 핵실험의 여파가 다른 악재와 결합할 경우, 국내 증시 조정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외환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15.1원 폭등한 1,113.5원에 마감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42% 급등하며 1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김학균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부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까워질수록 크고 작은 다른 악재들이 가세하는 경우,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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