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는 연습생 신분으로 보낸 시간만 4년이었다. 2015년 SBS 드라마 ‘상류사회’의 O.S.T ‘너 없이 이렇게’에 참여했을 당시엔 데뷔도 안 한 신인이 한류스타 김수현의 여동생으로 자신을 포장해 언론플레이를 한다는 대중의 비난을 받았다.
김주나(22)가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메세나폴리스 신한카드 판스퀘어 라이브 홀에서 열린 데뷔앨범 ’SUMMER DREAM’ 발매 기념 쇼케이스 무대에 올랐다. 김주나는 “음악을 준비하면서 하늘에 계신 저희 큰 이모 조미미 선배님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모가 오늘 제 무대를 함께 봐주시고 격려해주셨더라면 더 기뻤을 텐데 여기보다 더 좋은 곳에서 절 응원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가수 조미미는 1960~7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트로트 가수로 ‘바다가 육지라면’ ‘임진각에서’ ‘서귀포를 아시나요’ 등의 노래를 불렀다.
‘가수 김주나’의 진가가 드러난 때는 올해 초 걸그룹 멤버 선발 프로그램 ‘프로듀스101’(Mnet)에 출연하면서다. 김주나는 최후의 11인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허스키하면서도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폭발적인 가창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또한 방송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아 팀원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고 인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주나보살’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김주나는 ‘프로듀스101’에 출연했을 당시를 떠올리면서 “(‘프로듀스101’에서) 춤 쪽에 신경을 쓰다 보니 보컬로서 가진 역량을 다 보여드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변치 않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첫 솔로 활동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쇼케이스 자리에선 부담스러운 질문이 오가기도 했다. 가족사를 둘러싼 설왕설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냐는 질문에 김주나는 “갓 신인이 된 상태에서 그런 기사가 터져 힘들었다”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오빠의 꼬리표를 뗄 수는 없겠지만 이제 ‘솔로가수 김주나’라는 타이틀로 데뷔한 만큼 더 노력해서 좋은 활동을 하는 가수가 되겠다”며 “오빠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동생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데뷔곡 ‘SUMMER DREAM’은 바이브의 ‘미워도 다시 한 번’ ‘오래오래’ 등을 작곡한 류재현(36)이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가 됐다. 소프트 록을 기반으로 한 강력한 사운드가 중심을 이루는 R&B곡으로, 서정적 멜로디와 김주나의 허스키한 목소리의 조화가 특징이다. 그는 이 노래를 “이루어지지 못한 짝사랑을 그리워하는 심정으로 부른다”며 “대중들이 많이 사랑해주실까 걱정도 되지만 차트 100위 안에 들어 길거리에서라도 제 노래를 듣게 된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고 벅찬 기대감을 표현했다. 김주나는 이날 KBS2 음악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녹화에 참여하며 데뷔 후 첫 방송 무대에도 올랐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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