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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 대학병원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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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 대학병원 맞나

입력
2016.09.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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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서 사고 나도 후송 외면

암 전문병원… 중증외상환자 처치 인력ㆍ장비 부족 탓

칠곡경북대병원 전경.
칠곡경북대병원 전경.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이 119구조대와 응급환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병원 코앞에서 사고가 나도 다른 병원으로 후송하기 일쑤여서 이름만 ‘대학’병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9일 낮 대구 북구 국우동 국우터널 앞. 대회를 앞두고 훈련중인 선수단을 1톤 트럭이 덮쳐 트럭 운전사와 선수 등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출동한 119 구조대는 부상자들의 정도에 따라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과 남구 대명동 대구가톨릭대병원, 북구 읍내동 대구가톨릭대칠곡가톨릭병원 등으로 후송했다. 하지만 코앞에 있는 칠곡경북대병원은 외면했다.

119 구조대가 환자를 후송한 칠곡가톨릭병원은 칠곡경북대병원과 같은 칠곡지역에 있지만, 사고현장에서 훨씬 멀다. 게다가 병상 수 158개로 칠곡경북대병원 600병상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에서 교육훈련 중 수류탄 폭발사고로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을 때에도 구조대는 부대 바로 앞 ‘대학’병원을 놔두고 30여분 거리의 삼덕동 경북대병원까지 내달렸다.

119관계자는 “유사시 환자의 경중과 증상, 병원 수용능력, 이동거리와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응급처치 후 증상에 맞게 치료할 수 있는 진료과가 개설된 의료기관으로 후송한다”며 “칠곡경북대병원은 암전문병원이다 보니 중증외상환자 치료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응급실 병상 수가 24개나 되지만 막상 응급환자는 받을 수 없는 형편이다.

대구 북구 칠곡지역 주민들은 칠곡경북대병원을 무늬만 대학병원이라며 하루빨리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승격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의료기관은 전국 1곳인 중앙응급의료기관, 16곳이 지정된 권역별응급의료센터(경북대병원 등)와 지역응급의료센터(영남대ㆍ동산ㆍ대구가톨릭대ㆍ파티마병원),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있으며 칠곡경북대병원은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칠곡경북대병원도 응급실 인력과 장비를 보강하는 등 기능 강화에 나섰지만 2018년쯤 완공될 것으로 보이는 임상실습병동이 본궤도에 오를 때까지는 응급실 기능이 제한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칠곡경북대병원은 이달 말까지 대구시에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의사가 2명뿐이던 응급실에 올 들어 소아전문의 1명, 응급의학 전문의 2명 등 전문의 3명과 전공의 1명 등 4명으로 늘렸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증 등 심뇌혈관계 응급환자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혈관조영촬영장치도 30여억 원을 들여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도입할 계획이다.

칠곡경북대병원 관계자는 “암전문병원으로 출발, 병원 규모에 비해 진료과가 제한적이어서 응급환자 처치에 한계가 있었다”며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고 혈관조영촬영장치가 도입되면 칠곡지역은 물론 인근 경북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보다 수준 높은 응급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700병상 규모의 임상실습병동이 문을 열기까지는 칠곡경북대병원 응급실은 무늬만 대학병원 응급실이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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