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KBS 이사장이 지난해 KBS 사장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의 조언을 들었다”고 진술한 정황이 나왔다. 당시 사장 후보였던 강동순 전 KBS 감사의 ‘고대영 사장에 대한 청와대 낙점설’ 폭로를 일부 뒷받침하는 내용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감사원이 지난 9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에 보낸 국민감사청구 결정문에 따르면 이 이사장은 최근 감사원이 실시한 조사에서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과 손병두 전 KBS 이사장의 조언을 들었다”고 답변했다.
언론노조는 강 전 감사가 “청와대 수석이 이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고대영 후보를 검토해달라고 했다”고 폭로하자 지난 2월 “KBS 이사장이 사장 임명제청에 대해 KBS 이사가 아닌 인사들과 논의한 것은 방송법 위반”이라며 국민감사청구를 제기했다. 하지만 감사원은 최근 이를 기각했다.
결정문에서 이 이사장은 “KBS 사장 임명제청과 관련해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조언을 들었으나 특정인을 임명 제청하는 것을 논의한 적은 없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또 KBS 이사 추천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권한이고 자신도 이사 재선임 여부가 문제되는 입장이라 이사 추천에 관해 누구와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 측은 “청구인의 주장과 관련자의 답변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에서 당사자의 진술 외에는 문서 등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해 녹취 자료 등이 없는 이상 감사를 실시해도 사실 관계를 증명하기 곤란하다”며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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