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볼링협회 전 부회장이 최근 대한볼링협회 통합회장 당선자의 불법 선거 사실을 양심 선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불법 선거 의혹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강모(63) 대한볼링협회 전 부회장이 협회 통합회장 선거가 불법 선거였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지난 2일 접수했다고 12일 밝혔다. 강 전 부회장은 이날 경찰에 자진 출두해 지난 8월17일 치러진 선거에서 김길두(67) 현 회장의 돈을 받고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강 전 부회장은 김 회장으로부터 “회장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국가대표 총감독과 상근부회장을 시켜주겠다”는 부탁을 받았고 이후 김 회장으로부터 선거 비용으로 5월4일과 6월2일에 1,000만원, 350만원을 각각 자신의 계좌로 건네 받아 시ㆍ도 전ㆍ현직 생활체육 관계자에게 로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선거는 대한볼링협회가 국민생활체육볼링연합회와 통합하면서 단체장을 새로 선출하기 위해 치러졌다. 협회장 선거규정은 후보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강 전 부회장이 양심선언을 한 것은 김 회장 당선을 도왔으나 선거 이후 김 회장이 강씨의 전화를 받지 않는 등 외면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강 전 부회장의 고발 사실 확인을 위해 계좌 추적 등에 나선 상태다. 또 강 전 부회장이 협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의 선거관리ㆍ감독 업무를 방해할 의도는 없는지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강 전 부회장의 일방적 주장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 범죄 혐의점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르면 다음주 초 선관위 위원장과 직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김 회장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김 회장은 강씨의 고발 내용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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