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에서 만나자.’
전북 현대와 FC서울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에 도전한다.
전북은 13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상하이 상강(중국)과 대회 8강 2차전을 치른다. 서울은 다음 날인 14일 오후 8시 30분 중국 지난 올림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산둥 루넝(중국)과 격돌한다. 전북과 서울이 나란히 4강에 오르면 결승 진출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게 된다.
전북은 지난 달 23일 원정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원정 무승부면 나쁜 결과는 아니지만 만약 2차전에서 실점후 비기면 탈락한다. 원정 다득점 원칙 때문이다. 중요한 건 선제골을 누가 넣느냐다. 전북이 먼저 득점하면 상대는 급해진다. 반면 먼저 실점하면 전북은 무조건 이겨야 해서 어려운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또 득점 없이 무승부로 끝나면 연장에 돌입해 승자를 가린다. 최강희(57) 전북 감독은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홈에서 절대적으로 강하다. 90분 안에 경기를 끝내겠다”고 자신했다.
최 감독은 올 시즌 전부터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첫 번째 목표라고 누차 말해왔다. 그는 2005년 여름 전북 지휘봉을 잡은 뒤 이듬해인 2006년 약체이던 팀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라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지금 K리그를 호령하는 ‘전북 신화’의 시작이 바로 2006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었다. 2011년 결승에서 알 사드(카타르)에 아쉽게 패해 두 번째 우승에 실패했던 최 감독과 전북은 5년 만에 다시 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서울은 전북보다 더 유리한 상황이다.
서울은 지난 달 24일 홈 1차전에서 산둥에 3-1로 승리했다. 2차전이 원정이지만 비기거나 한 골 차로 져도 4강 무대를 밟는다.
황선홍(48) 서울 감독도 최강희 감독 못지않게 아시아 정상에 대한 열망이 크다. 그는 한 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테마곡을 휴대폰 벨소리로 저장했다. 아시아 정상팀 자격으로 연말에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나가 유럽 챔피언과 겨뤄보고 싶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포항에서 2013년 한국 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더블(정규리그와 FA컵 2관왕)을 달성하는 금자탑을 쌓고도 챔피언스리그 성적은 늘 신통찮았다. 작년 말 포항 사령탑에서 물러나 재충전을 하던 황 감독은 지난 6월 최용수(45) 감독이 중국으로 떠나면서 서울 지휘봉을 이어받았다. 포항에서 못 이룬 꿈을 서울에서 달성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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