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중일(오른쪽) 삼성 감독/사진=삼성
[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두산을 보면 예전 우리 팀을 보는 것 같아요."
삼성 선수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다. 삼성의 현재를 깨닫게 해주는 말이기도 하다.
올해 두산은 니퍼트(19승)와 보우덴(15승), 장원준(14승), 유희관(15승) 등 4명의 확실한 선발진이 버티며 선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두산이 수확한 82승 중 69승이 선발승에서 나왔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12로 단연 1위다.
지난해라면 삼성도 이에 뒤지지 않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 선발 5명이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리면서 정규 시즌 5연패 금자탑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류중일 삼성 감독은 "두산처럼 4선발이 확실하면 좋은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며 한숨을 쉬곤 한다. 단 1년 만에 완전히 무너진 선발진 때문이다.
올해 삼성에서 1군 엔트리에서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는 투수는 윤성환과 백정현 뿐이다. 그나마 윤성환도 해외 원정 도박 파문의 여파로 개막 엔트리에는 빠져 있었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발목이 잡히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는 것도 힘겨웠다. 외국인 선수는 '참사'에 가까웠다. 개막 전 합류했던 외국인 선수 벨레스터(3패)와 웹스터(4승4패)는 나란히 부상으로 교체됐고, 대체 선수로 합류한 레온은 2경기에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11.25만 기록한 뒤 부상으로 2군으로 내려갔다. 플란데는 2승4패 평균자책점 8.17로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올 시즌 두산을 바라보며 '과거'를 떠올리는 이유다. 삼성 윤성환은 "두산을 보면 '예전에 우리가 그랬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삼성 차우찬도 "선발이 (로테이션을) 못 도니 팀이 더 어려운 것 같다"며 "선발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사실 그동안은 못 느꼈던 점이다. 작년까지는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두산을 보면 '우리가 저런 팀이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며 입맛을 다셨다. 작년 144경기 중 65승을 책임졌던 삼성의 선발진은 올해 125경기를 치르는 동안 37승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12일까지 삼성은 8위에 머물고 있다. 남은 기간 긴 연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가을야구는 쉽지 않다. 이제 남은 건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내년 준비다. 고졸 신인 최충연과 미완의 대기 정인욱 등이 쑥쑥 성장을 해줘야 선발진이 더 힘을 받을 수 있다. 차우찬은 "지금 우리 팀은 판을 새로 짜는 시기다. 올 시즌을 경험하면서 내년은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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