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소액 대여금 반환 소송
원고, 피고와 대화 나눈 뒤 합의
변호사도 마사지로 수임료 대체
법원이 소액 민사소송에서 피고가 원고에게 마사지를 해주라는 이색 조정(화해) 결정을 내렸다.
서울남부지법 소액33단독 김용찬 판사는 여성 N씨가 평소 알고 지내던 여성 R씨를 상대로 빌려간 150만원을 갚으라며 제기한 대여금 반환 소송에서 “R씨는 화해의 뜻으로 9월부터 내년 1월까지 매월 2회씩 총 10회, 회당 1시간30분 정도 N씨에게 마사지를 해준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조정 결정을 내렸다고 11일 밝혔다.
R씨의 소송대리인 양희석 변호사 등에 따르면, N씨는 지난해 말~올해 초 R씨에게 150만원을 빌려주었는데 수개월이 지나도 못 받자 올 4월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R씨는 “투자금 성격의 돈으로 갚을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고, 150만원을 되돌려주라는 법원의 이행권고결정에 이의신청서를 내며 억울함을 호소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R씨는 이달 2일 변론 기일에 출석해 판사에게 “옆 방에서 N씨와 얘기 좀 하고 오겠다”며 잠시 나갔다가 다시 법정에 들어와 얘기했다. “판사님, 제가 시원하게 N씨를 좀 주물러주기로 하고 합의가 됐습니다.” R씨는 경력 10년 이상의 전직 전문스포츠마사지사였다. 원고의 동의 의사를 확인한 판사는 그렇게 하라고 했다. 양 변호사도 평소 알던 R씨에게 수임료 대신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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