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모병제는 정의롭다”… 유승민의 정의론에 반박 글
김무성 “핵잠ㆍSLBM 개발” 안보 보수 색채로 차별화
제3지대선 ‘개헌론’ 판 흔들기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하자”
모병제ㆍ핵무장론ㆍ개헌 등 여권 차기 대권주자들의 의제 선점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개혁보수 성향의 남경필 경기지사는 행정수도 이전에 이어 모병제 이슈에 불씨를 지피는 등 가장 적극적이다.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북한 5차 핵실험을 계기로 핵무장론을 꺼내 들며 안보 보수 후보로의 색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제3지대론의 한 축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차기 대통령 임기를 2년 3개월 단축해 개헌을 하자”며 판 자체를 흔들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병제는 정의롭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리며 모병제 띄우기를 이어갔다. 남 지사는 “흙수저론의 시작은 병역비리”라며 “돈 있고 빽 있는 사람은 군대 안 간다. 군에 가도 ‘꽃보직’을 받는다. 대한민국 징병제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병제는 그런 불공정을 해소하고 ‘공정사회’로 나가기 위한 지름길”이라며 “모병제에서 군대는 더 이상 ‘끌려가는 곳’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남 지사가 ‘정의’, ‘공정사회’라는 말을 써가며 모병제 논쟁의 불씨를 살리려는 데는 다분히 또 다른 대권주자인 유승민 의원을 의식한 측면이 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 7일 한림대 특강에서 “부잣집 아이들은 군대 가는 애들이 거의 없고 집안 형편이 어려운 가난한 자식들만 군대를 갈 것”이라며 “모병제는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개혁보수 진영의 대표주자인 유 의원과의 공개 논쟁을 통해 대권주자로서 존재감을 키우려는 의도 아니겠냐”며 “문제는 모병제의 포퓰리즘 측면에 발목이 잡힐 수도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주자들은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조성된 안보위기 상황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핵추진 잠수함 도입,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미국의 전략 핵무기 배치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할 때”라며 여권 내 확산되고 있는 핵무장론에 가세했다. ‘격차해소’를 시대정신으로 내세우며 여권 내 다른 대선주자들과 마찬가지로 중도층으로 외연을 넓히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안보 이슈에서만큼은 정통 보수로서 차별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립지대에서는 개헌론 불씨를 살려가고 있다. 대선 승리를 자신할 만한 유력주자가 부상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제3지대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손학규 더불어민주당 전 상임고문과 회동을 하는 등 여야를 넘나들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개헌을 위해 “다음 대통령의 임기를 취임하는 2018년 2월부터 제21대 국회(2020년 5월)까지 2년 3개월로 제한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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