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박정환 9단
흑 이세돌 9단
<장면 7> 삼성화재배와 몽백합배, 백령배 등 세계대회 3관왕인 커제(19)가 이번 달에도 역시 중국 랭킹 1위에 올라 만 1년째 톱랭커 자리를 지켰다. 중국기원이 발표한 9월 랭킹에 따르면 2위 천야오예, 3위 미위팅, 4위 퉈자시, 5위 스웨 순이었고 저우루이양, 구리, 렌샤오, 황원쑹, 리친청이 그 뒤를 이었다. 여자기사는 위즈잉이 11개월째 1위를 지켰고 루이나이에이, 왕천싱, 리허, 탕이 순으로 남녀 모두 지난달과 큰 변화가 없었다.
이세돌이 1, 2를 교환해서 중앙을 두텁게 한 다음 3으로 날일자해서 우하귀 백돌의 근거를 없앴다. 이때 백이 13으로 밀고 나가는 건 하변이 저절로 흑집으로 굳어지기 때문에 썩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박정환이 먼저 4로 들여다봤다. A로 이어달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세돌이 순순히 상대의 의도대로 두어줄 리가 없다. 5, 7이 당연한 반발이다. 백이 8로 연결하지 않을 수 없으므로 오히려 흑에게 선수가 돌아 왔다. 다음에 흑이 <참고1도> 1로 막는 게 제일감이지만 2, 4가 멋진 맥점이어서 14까지 백이 안에서 간단히 살아 버린다. 실전에서 이세돌이 먼저 9로 찝어서 12까지 선수로 백의 집 모양을 없앤 다음 13으로 막은 게 정확한 수순이다.
한편 백의 입장에서는 14가 너무 과했다. 지금이라도 <참고2도>처럼 둬서 삶을 서둘렀어야 했다. (13 … △, 14 16 … ▲) 막상 15가 놓이자 이제는 백이 두 집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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