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서 빈발하는 테러 영향
대선 경쟁서 트럼프엔 호재
‘9ㆍ11테러’ 15주기를 맞아 미국 사회가 추모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9ㆍ11테러에 대한 미국인의 분노와 두려움은 한층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9ㆍ11테러 15주기를 앞둔 여론조사 결과 미국 사회의 과거 참사에 대한 분노와 공포가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CNNㆍORC가 1~4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9ㆍ11테러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고 답해 10주기인 5년 전 응답 비율(62%)을 크게 웃돌았다. 9ㆍ11테러를 떠올리면 두려움을 느낀다는 비율은 40%로 비교적 낮았지만 역시 5년 전보다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미국 국민들은 자국 내 테러 발생 가능성 또한 과거보다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응답자 중 절반이 ‘9월 11일 전후로 미국에서 테러 공격이 발생할 것 같나’라는 질문에 가능성이 있거나 높다고 답했다. 2011년엔 동일 항목에 39%만이 추가 테러에 대한 공포를 드러냈다.
미국 사회의 공포와 분노는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서구사회에서 잇따르고 있는 테러집단의 공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7월 테네시 채터누가 해군 시설 공격, 2013년 4월 보스턴 마라톤 대회 테러로 7명의 국민을 잃었다. 프랑스 니스 트럭테러와 벨기에 브뤼셀 테러 당시에도 각 미국인 2명, 4명이 사망하는 등 희생이 컸다. 때문에 분노, 두려움, 추가 테러 가능성에 관한 여론 모두 2011년에는 진정 국면에 접어들다 이후 일제히 반등했다.
9ㆍ11테러 15주기는 한창 가열 중인 대선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불법 이민과 관련해 강경 정책을 내세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지지율 상승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실제 7일 발표된 CNNㆍORC 대선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11%가 테러와 국가안보, 군사 정책을 대통령 선택의 제1요소라고 꼽은 가운데, 트럼프(51%)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45%)보다 미국을 안전하게 해줄 후보라는 여론 지지를 받았다.
김정원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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