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여섯 곡 섞어서 쭉 불러도 안 지쳤는데, 세월은 못 속이겠네요(웃음).”
나이 앞 숫자가 2에서 3으로 바뀌었다. 그것도 30대 후반으로 접어들었으니 “몸이 안 따라준다”는 ‘원조 아이돌그룹의 말이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다.
젝스키스 단독콘서트 ‘YELLOW NOTE’(10~11일)를 맞아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리더 은지원(38)은 “20대 때와 몸이 확실히 달라졌다. 옛날엔 땀도 잘 안 흘렸는데 첫 곡부터 땀이 흥건해졌다”며 체력적 한계를 털어놨다. 강성훈(36)과 김재덕(37)도 거들었다. “팔, 다리, 허리 다 안 좋더라고요. 춤추다가 중간에 빈혈도 왔어요.”
하지만 힘들다는 표현도 잠시, 2000년 그룹 해체 이후 16년 만의 첫 단독콘서트를 앞둔 다섯 멤버들은 들뜬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은지원은 “우리를 얼마나 기억해주실까 걱정이 앞서 원래는 콘서트를 하루만 하려고 했다”며 “의외로 많은 팬들이 기다려줘서 2회로 늘렸다”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장수원(36) 역시 “준비할 때는 안 떨었는데 어제(10일) 첫 공연할 때 멤버들 모두 다 떨고 있더라”며 “오늘은 모두 즐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2’에 출연하며 재결성의 가능성을 보였던 젝스키스는 5월 멤버 이재진(37)의 처남인 양현석이 대표로 있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으며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젝스키스 해체 후 사업가로 변신한 기존 멤버 고지용(36)은 합류하지 않았다.
젝스키스는 최근 신곡 ‘세 단어’의 녹음도 마쳤다. 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와 YG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팀인 퓨처바운스가 곡 작업을 함께 했다. 은지원은 “과거 활동할 때는 나이 많은 형님들이 작곡을 해 딱딱한 분위기에서 녹음을 했다면 지금은 우리보다 어린 작곡가들과 즐기면서 녹음을 했다”고 전했다.
‘토토가2’ 방송이 화제가 되며 최근 10~20대 팬들이 부쩍 많아졌다. 은지원은 “우리를 몰랐던 분들이 예전 노래를 찾아 듣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요새 친구들이 쓰는 신조어도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새로 생긴 젊은 팬들을 위한 이벤트로 사비를 들여 이번 콘서트 좌석을 예매하기도 했다는 강성훈은 “우리가 더 젊어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후반 교복을 입고 공연장을 찾아오다 어느덧 아기를 품에 안고 자신들의 무대를 보러 와 준 오랜 팬들이야말로 젝스키스 컴백의 가장 큰 힘이었다.
강성훈은 “얼마나 우리 무대를 기다렸을까 생각하면 팬들에게나 우리에게나 지금 이 시간이 마치 꿈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은지원은 “무대 위에서 그 팬들을 보면 ‘일어나 호응해주시겠어요?’라며 존칭을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말을 못 놓겠다”며 웃었다.
젝스키스는 이번 콘서트를 시작으로 음악방송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데뷔한 지 19년 된 아이돌그룹의 새 출발이다. “빨리 음악방송 리허설도 하고 싶고 ‘주간 아이돌’ 같은 예능프로그램에도 나가고 싶네요.”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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