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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우, 3차 연장 끝에 김지영 누르고 '메이저 퀸'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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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우, 3차 연장 끝에 김지영 누르고 '메이저 퀸' 우뚝

입력
2016.09.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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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선우/사진=KLPGA

[영종도=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배선우(22ㆍ삼천리)가 세 번에 걸친 짜릿한 연장 승부 끝에 신인 김지영2(20ㆍ올포유)을 따돌리고 구름 갤러리들 앞에서 메이저 대회 퀸으로 우뚝 섰다.

배선우는 11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 클럽(파72ㆍ6,578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제38회 이수그룹 KLPGA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작성했다.

이날 구름이 햇볕을 가리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 골프치기 날씨 속에 5,000여명의 갤러리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한 가운데 진행된 4라운드에서 3타를 더 줄인 배선우는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69-69-65-69타)가 되며 김지영(69-66-69-68타)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다. 경험에서 앞선 배선우는 3차 연장전에서 버디로 파에 머문 김지영을 꺾었다.

3라운드 공동 선두로 마지막 날을 맞은 배선우는 올해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맛본 후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는 감격을 누렸다. 올 시즌 23개 대회에서 2승이다. 2012년 11월 입회한 그는 앞서 첫 우승 전까지 준우승 3번과 3위 3번으로 새 가슴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KLPGA를 대표하는 우승자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배선우는 "남을 많이 챙겨주는 것이 단점이었는데 지금은 장점이 돼 나중엔 더 큰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의 성격을 설명할 만큼 평소 배려심이 넘치는 선수다. 그 넓은 마음씨만큼이나 큰 선수로 거듭나는 계기를 맞았다.

배선우는 경기 후 "너무 기분이 좋고 감격스럽다"며 "김지영 선수랑 할 줄은 몰랐지만 솔직히 연장전을 예상했다. 마지막 18번 홀에서 넣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 쳤다. 퍼트가 계속 짧았던 건 막바지에 잔디가 기울어진 걸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효녀인 배선우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도 표현했다. 아버지가 지켜보면서 계속 담배를 태웠다"면서 "저도 이제 할 수 있다라는 걸 알았으니까 아버지도 이제 걱정하지 말고 지켜봐줬으면 좋겠다"고 살짝 눈시울을 붉혔다.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서기까지 쉽지 않은 대접전이었다. 이날 초반 레이스는 2타 앞서간 배선우가 주도했다. 김지영은 6번 홀(파5)부터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후반 들어 힘을 낸 김지현(25ㆍ한화)까지 어우러져 세 선수는 13번 홀(파4)부터 16언더파로 공동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배선우는 김지현(15언더파 273타 3위)과 나란히 16번 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김지영의 우승이 굳어지는 듯 했으나 배선우는 막판 18번 홀(파5)에서 저력을 발휘했다. 극적인 버디로 동타를 이루며 결국 둘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경험에서 우위를 잘 살린 배선우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3차 연장 끝에 김지영을 눌렀다. 생애 첫 우승 기회를 놓친 김지영은 아쉬움을 삼켰다. 그는 2015년 5월 입회해 올해 KLPGA 무대에 뛰어든 신인으로 지난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영종도=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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