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크 케르버(28ㆍ독일)가 US오픈 테니스 여자단식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테니스 여제 탄생을 자축했다.
케르버는 1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총상금 4,630만 달러ㆍ약 517억원) 여자단식 결승에서 카롤리나 플리스코바(24ㆍ체코)를 2-1(6-3 4-6 6-4)로 제압했다.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은 케르버는 우승 상금 350만 달러(약 38억7,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케르버는 특히 12일 발표되는 세계 랭킹에서 서리나 윌리엄스(35ㆍ미국)를 밀어내고 새로운 세계 1위가 되는 시점에 맞춰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왼손잡이로는 1992년 모니카 셀레스(당시 유고슬라비아) 이후 24년 만에 US오픈 여자단식 정상에 오른 케르버는 이날 우승으로 여자 테니스계의 새로운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선수가 이 대회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1996년 슈테피 그라프 이후 20년 만이다. 세계 랭킹 1위에 독일 선수가 오른 것 역시 1997년 3월 그라프 이후 이번 케르버가 19년 6개월 만이다.
세계랭킹 1위가 처음 된 시점을 기준으로는 케르버가 역대 최고령이다. 1988년 1월생인 케르버는 28세 7개월에 세계랭킹 1위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종전 기록은 2001년 10월 25세 200일의 나이로 1위에 오른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였다.
3세 때 라켓을 처음 잡고 만 15세이던 2003년에 프로로 전향한 케르버는 2009년까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결승에 오른 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투어 대회 정상에 선 것이 2012년이었다. 그는 메이저대회에서도 그다지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해 투어 대회에서 4차례 정상에 서며 상승세를 탄 케르버는 올해 메이저대회 무대까지 정복했다. 올해 1월 호주오픈에서 윌리엄스를 꺾으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일궜고, 4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열린 포르셰 그랑프리에서 정상에 섰다. 프랑스오픈에서는 1회전 탈락의 아픔을 겪었지만, 윔블던에서는 결승까지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케르버는 세계랭킹 1위 등극에 첫 US오픈 우승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혔다. 케르버는 “어린 시절부터 언제나 세계랭킹 1위가 되는 날을,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날을 꿈꿔왔다”며 “올해 이 모든 꿈을 이뤘다.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품에 안았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고 기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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