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확성기 추가 설치하고 전광판 12년 만에 재설치 추진
북한이 9일 5차 핵실험으로 기습도발을 감행하자 우리 군은 “북한 지휘부를 응징할 것”이라며 뒤늦게 강도 높은 대책으로 맞섰다. 통상 정보자산을 강화하며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거나 추가 도발에 대비하던 것과 사뭇 다른 방식이어서, 실제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주목된다.
임호영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은 브리핑을 자청해 “북한이 핵무기로 위해를 가할 경우, 김정은과 북한의 전쟁지도본부를 포함한 지휘부를 직접 겨냥해 응징ㆍ보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또 “동시에 다량으로 정밀타격이 가능한 미사일 등 타격전력과 정예화된 전담 특수작전 부대 등을 운용할 것”이라며 이를 ‘대량 응징보복’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핵을 사용할 징후가 확실하면 지휘부를 아예 초토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우리 군은 이 같은 대량응징보복을 기존에 추진하고 있는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와 묶어 ‘한국형 3축 체계’로 구축할 계획이다. 북한이 도발 움직임을 보이면 먼저 때리고(킬체인), 적이 발사한 미사일은 타격하되(KAMD), 핵무기로 공격에 나설 경우 모든 전력을 동원해 쑥대밭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임 본부장은 “기존 미사일의 정확도를 높이고, 핵무기를 제외한 최대 위력의 재래식 폭탄인 고위력의 탄두를 개발해 대북 군사적 우위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대북 확성기를 추가로 설치하고 방송시간을 확대하는 한편, 대북 심리전의 마지막 보루인 대북 전광판까지 동원할 방침이다. 대북 전광판은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을 지나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방지역에서 2004년 철거된 이후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지난해 목함지뢰 도발 때도 끝내 설치가 무산된 심리전 수단이다.
또한 미군의 전략자산인 B-52와 B-2폭격기, 핵잠수함을 신속히 전개하고, 한미 연합으로 북한 지휘부 타격훈련을 강화해 강력한 응징의지를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핵우산과 초정밀 유도무기를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력을 활용해 전략적 수준의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내달 10일부터 6일간 서해와 제주도 해상에서 한미 항모강습단 훈련이 진행된다. 한편 미 공군은 핵실험 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콘스턴트피닉스로 불리는 WC-135 특수 정찰기를 한국에 급파할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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