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간토 대지진 당시 사건 기술 없어
학자들 반발 “일어난 사실을 없던 것으로 하려 해”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하마(橫浜)시 교육위원회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중학교 부교재에서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때 발생한 조선인학살 내용을 제외하려하자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일본 시민단체 ‘역사를배우는시민회ㆍ가나가와’가 올해 발행 예정인 중학교 부교재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한 결과, 관동대지진 설명부분 중 조선인 학살에 대한 기술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조선인학살을 연구하는 야마다 쇼지(山田昭次ㆍ83) 릿쿄대 명예교수 등 70여명이 관련내용을 제외해선 안된다는 의견서를 이날 요코하마시교육위에 제출했다. “학살은 학문적으로도 증명된 것이다. 아이들에게 역사의 교훈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야마다 교수)는 이유에서다.
연구자들은 요코하마시교육위가 “일어난 사실을 없었던 것으로 하려 한다”며 내용변경을 요구하고있다. 이와 관련 시교육위측은 아사히신문에 “부교재 내용은 편집중이어서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요코하마시에선 과거에도 간토대지진 관련 논란이 일어난바 있다. 2013년 중학생 부교재인 ‘알기쉬운 요코하마’에서 ‘조선인 학살’을 ‘조선인 살해’로 변경했고, 군대나 경찰의 관여에 대한 내용도 제외했다. 2012년엔 자경단 이외에 군대와 경찰도 “조선인에 대한 박해와 학살을 자행했다”는 부분을 시의회 일부에서 문제삼자 해당 부교재를 회수했다.
간토대지진은 1923년 9월 도쿄를 비롯한 간토(關東) 지방에서 발생한 대지진으로,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조선인 수천명이 일본군과 경찰, 자경단 등에 학살됐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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