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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오르골, 구니무라 준… ‘무한상사’의 탄생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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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오르골, 구니무라 준… ‘무한상사’의 탄생 비화

입력
2016.09.0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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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편. 유재석이 손에 쥔 오르골은 연속되는 사망 사건의 중요한 단서다. MBC 제공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편. 유재석이 손에 쥔 오르골은 연속되는 사망 사건의 중요한 단서다. MBC 제공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는 1~3년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들이 있다. ‘고속도로 가요제’와 ‘무한상사’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무한상사’는 예능판 ‘미생’으로 불리며 인기가 높다. 유재석을 비롯해 박명수와 정준하, 하하 등 ‘무한도전’ 멤버들이 회사원으로 역할 분담을 해 직장인들의 일상과 고충을 보여줘 시청자들의 공감을 산 덕분이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2011년 야유회 콩트 콘셉트로 ‘무한상사’를 시작해 2012년엔 드라마처럼, 2013년에는 뮤지컬 형식으로 꾸려 변주를 줘 왔다.

배우 이제훈(왼쪽)과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에 출연한다. MBC 제공
배우 이제훈(왼쪽)과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에 출연한다. MBC 제공

‘무한상사’가 3년 만에 돌아와 화제다. 지난 3일 첫 방송은 19.3%(TNmS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올해 방송된 ‘무한도전’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이번 ‘무한상사’는 tvN 드라마 ‘시그널’을 쓴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제작을 맡아 방송 전부터 시청자의 기대를 모았다. 장르적 서사에 강한 김 작가가 대본을 맡아 스릴러적 특성이 도드라진다. 1회 초반부터 연이어 살인 사건이 벌어지며 긴장감을 줬고, 영화 같은 화려한 영상미로 시청자의 눈을 사로 잡았다. 시청자 게시판엔 ‘한 편의 영화였다’(kk****)는 반응부터 ‘소장가치가 있다’(ru****)는 글까지 올라왔다. ‘무한상사’는 2회로 제작돼 10일 한 번 더 전파를 탄다.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편'에 출연한 일본 배우 구니무라 준. 장항준 감독이 섭외를 위해 손 편지까지 썼다. MBC 제공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편'에 출연한 일본 배우 구니무라 준. 장항준 감독이 섭외를 위해 손 편지까지 썼다. MBC 제공

‘무한상사’를 제작한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장원석 대표가 들려준 제작과정 뒷얘기를 보면 높은 시청률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무한도전’ 터줏대감 김태호 PD는 애초부터 ‘액션 블록버스터’를 기대하며 영화제작사에 제작을 맡겼다. 제작 기간은 꼬박 두 달 반, 영화 촬영 스태프가 60명 넘게 투입됐다. 제작에 든 비용은 약 4억원. 인기 예능프로그램의 한 회 평균 제작비 5,000만원의 8배에 달한다. ‘블록버스터급’ 제작비를 투입하고, 영화 촬영에 능숙한 제작진을 섭외해 예능 프로그램의 차별화를 시도한 김 PD의 모험이 통한 셈이다.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가장 큰 ‘미끼’는 화려한 출연진이다. ‘무한상사’에는 ‘시그널’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김혜수와 이제훈을 비롯해 드라마 ‘미생’에 출연했던 김희원, 손종학 등 예능에선 좀처럼 보기 어려운 연기파 배우들이 여럿 출연했다. 영화 ‘곡성’에 외지인으로 나왔던 일본 유명 배우 구니무라 준도 나온다. 장 감독은 출연을 고사하는 구니무라 준을 설득하기 위해 손편지를 썼고, 장 대표와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직접 작품에 대해 설명하며 섭외에 공을 들였다. 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도 권 전무로 나와 긴장감을 준다. 영화 ‘베테랑’ 속 재벌 2세인 조태오(유아인) 캐릭터가 비치는 게 흥미롭다. 장 대표는 “2회에선 지드래곤의 반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속 정준하. MBC 제공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 속 정준하. MBC 제공

이번 ‘무한상사’의 부제목은 ‘위기의 회사원’. 각기 다른 사고로 숨진 2명의 회사원은 사망 전 오르골을 건네 받았던 것으로 드러난다. 장 대표에 따르면 오르골은 사건을 풀어가는 단서이자 “무한 반복되는 직장인의 삶을 빗댄” 상징적 소품이다. “누군가의 힘에 의해, 주어진 대로만 도는 게 오르골이잖아요. 이 쓸쓸한 모습이 직장인들의 삶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사용했어요.” 스릴러 장르의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도 제격이었다.

‘대작’답게 고충도 적지 않았다. 극본을 쓴 김 작가가 스스로 “재미가 없다”며 애써 쓴 원고를 갈아엎고 새로 썼고, 감독과 제작자도 심적 부담에 컸다고 한다. 장 대표는 “즐겁고 특별한 경험이었지만, 이런 기획은 두 번 하긴 힘들 것 같다”며 웃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에 출연하는 배우 김혜수. MBC 제공
MBC '무한도전'의 '무한상사-위기의 회사원'에 출연하는 배우 김혜수.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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