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긴급거시경제금융회의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도 가동
정부 “금융시장 영향 제한적”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감행한 9일 금융시장은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이 오르는 등 적잖이 출렁였다. 당국은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가동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 다만, 북한의 핵실험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오전 10시 무렵 서울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넘게 급등하며 1,103.0원까지 올랐다. 위험자산인 원화의 가치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후 차츰 상승폭을 줄이면서 전날보다 5.8원 오른 1,098.4원에 장을 마쳤다. 올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당일 환율 상승폭(9.9원)에 비하면 양호했다는 평가다.
주식시장도 핵실험의 영향을 받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66%까지 빠지며 2,030선도 붕괴(2.029.46)됐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다소 줄이며 전날보다 25.86포인트(1.25%) 내린 2037.8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장중엔 1% 넘는 하락세를 보였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 긴급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주가와 환율이 다소 변동이 있으나 이는 북한 핵실험의 영향보다는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동결에 대한 실망감 등에 따른 영향이 더욱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은 이날 오후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즉각 ‘관계기관 합동 점검반’을 운영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고 국내외 금융과 실물경제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 등에 대비하고 필요 시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즉각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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