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최고사령관 포럼’ 두고 난타전
“푸틴 찬양한 트럼프 비애국적”
클린턴, 통수권자 자질론 제기
“돈 챙기려 국가 위험 빠뜨렸다”
트럼프, 클린턴재단 의혹 부각
미국 민주ㆍ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가 8일 전날 NBC가 실시한 ‘군 최고사령관 포럼’의 편파성을 둘러싸고 난타전을 벌였다. 클린턴 후보는 “트럼프가 군 통수권자 자질을 갖지 못했다”고 비난하는 한편, “포럼을 진행한 맷 라우어가 트럼프에게 관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는 포럼에서 클린턴을 능가했다는 여론 조사를 적극 홍보하는 한편, 클린턴의 편파성 주장은 궁색한 변명이라고 일축했다.
클린턴은 이날 뉴욕 주 남동부 화이트플레인스 공항 활주로에 세워진 전용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포럼에서 트럼프는 기질상 미군 통수권자 자리에 맞지도 않고 완전히 부적절한 인물이라는 증거만 더 확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의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을 칭찬했고, 미국 대통령보다 러시아 대통령을 좋아하는 비애국적 행보까지 보였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푸틴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하도록 내버려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화당의 우상인) 로널드 레이건이 미군 장성들을 ‘완전히 망가졌다’고 공격하고 러시아 대통령은 칭찬하는 후보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클린턴은 이에 앞서 이스라엘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처럼 이슬람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이슬람국가’(IS)가 원하는 것”이라며 “IS 테러리스트는 현재 ‘제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도록 해달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날 토론에서 자신이 높은 점수를 받은 여론조사를 잇따라 공개했다. 트럼프에 따르면 NBC방송 조사에서 응답자의 61%가 ‘트럼프가 잘했다’고 응답했고, 클린턴 손을 들어준 사람은 39%에 머물렀다.
트럼프는 클린턴의 활주로 기자회견도 평가절하했다. “힐러리가 어젯밤의 형편없는 토론 결과를 만회하려고 조금 전 아스팔트(활주로) 위에서 재앙적 기자회견을 했지만, 언론에 의해 결딴이 날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유세에서는 ‘클린턴 재단’의 외국인 기부금 수령 및 국무부와의 유착 의혹을 집중 부각했다. “그는 국무장관 시절 돈이나 반대급부가 있어야만 움직인 잘못을 감추려고 나라 전체를 위험에 빠뜨렸다”며 “러시아에 우라늄을 주고, (스위스의) UBS 은행에 특혜를 베풀며 아이티의 지인과 가족들에게 계약을 팔아 넘긴 것 등이 모두 그런 스캔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클린턴 참모들이 이메일을 깔끔하게 삭제한 것도 은폐작업의 일환이다. 아울러 (국무장관 재임 중 사용한) 13개 휴대전화 중 일부는 해머로 파괴했다는데 나는 결코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자신이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다는 클린턴의 전날 주장에 대해선,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전쟁에 분명히 반대했다. 당시 여러 많은 인터뷰에서 이라크 전쟁은 나쁜 생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일축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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