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2016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과 직지코리아국제페스티벌이 8일 동시에 막을 내렸다.
청주무예마스터십은 세계 최초의 무예올림픽으로서 전통 무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무예를 스포츠 산업화할 수 있는 길을 텄다. 반면 운영 미숙으로 경기에 차질을 빚고 관람객의 외면을 받는 등 아쉬움도 남겼다. 이번 대회가 ‘절반의 성공’이란 평가를 받는 이유다.
무예마스터십 조직위에 따르면 대회기간(2~8일) 모두 6만 여명의 관람객이 경기장을 찾았다. 이는 애초 조직위가 목표로 잡았던 16만 명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대회 기간 내내 6개 경기장은 관중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참가를 원했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29%가 비자 미발급, 입국 거부 등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대회가 시작하자마자 8명의 선수가 갑자기 잠적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 때문에 벨트레슬링, 주짓수, 크라쉬 등 일부 종목은 경기가 축소되는 등 대회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는 각국의 전통 무예로 세계인이 하나되는 스포츠 축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나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충북 입장에서는 세계 무예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북도는 대회 기간 중 무예마스터십을 주관하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를 설립했다. 세계 무예계 인사 35명으로 구성된 WMC위원장은 이시종 지사가 맡았다. WMC는 2019년 2회 대회는 충북에서, 3회 대회부터는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열기로 했다.
조직위는 “예산·홍보 부족으로 운영상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첫 대회에 81개국 1,900여명이 참가하면서 세계무예마스터십의 지속 가능성을 보여준 대회였다”고 스스로 평했다.
‘직지축제’와 ‘유네스코직지상 수상식’을 통합해 첫 국제행사로 치른 직지코리아페스티벌은 수준높은 전시와 다양한 볼거리로 관객 몰이에 성공했다.
직지코리아의 관람객은 26만명으로 잠정 집계돼 당초 목표치 2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3,4일에는 10만명이 몰리면서 일부 체험 프로그램장에서는 재료가 조기 품절돼 환불 소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흥행몰이를 이어갔다. 관객은 전 연령대로 고르게 나타났다.
직지코리아가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수준높은 전시와 다채로운 불거리, 체험거리를 마련한 덕분이다. 주제전시관에서는 11개국 35개 팀의 작가들이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표현한 신작 57점을 내놓았고,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인 론 아라드는 조형물이자 건축물인 ‘직지 파빌리온’을 선보였다. ‘직지월’ ‘책의 정원’은 관람객의 포토존이자 휴식처로 눈길을 끌었다.
고려시대 시장을 재현한 ‘1377 고려 저잣거리’는 다양한 전통체험과 공연, 먹거리 등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연극협회 회원들과 청주대 영화학과 학생들은 고려시대의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해 관람객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청주고인쇄박물관, 근현대인쇄전시관, 금속활자주조전시관은 직지의 역사와 인쇄 문화를 공부할 수 있는 전시물로 가득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이번 직지코리아는 직지 세계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행사였다”며 “품격이 다른 세계적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유네스코와 합의한 직지세계화 협력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펼쳤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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