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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영화 확장판, 팬서비스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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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영화 확장판, 팬서비스에서 마케팅 전략으로

입력
2016.09.08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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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이 촉발 아가씨 거쳐

인천상륙작전은 언론시사회까지

삭제 장면 넣고 재편집 통해

안 본 사람 흡수, 재관람도 유도

“완성도 높인다” 평가 있지만

스크린 점령 작은 영화들 피해

감독판, 확장판, 오리지널 버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재편집 영화들의 극장 상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엔 확장판을 영어로 표현한 ‘익스텐디드 에디션(Extended Edition)’이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기존 극장판에 포함되지 않았던 에피소드나 삭제 장면 등을 추가해 재편집한 것을 말한다.

얼마 전까지도 이런 확장판은 팬서비스 차원이거나 국제영화제 출품, DVD 출시 등의 목적으로 제작됐다. 극장 개봉으로 흥행 영화 재관람을 유도하고 미관람객을 추가로 흡수하는 것은 확장판을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지난 7월 말 개봉해 7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인천상륙작전’은 13일 전국 100여개 스크린에서 확장판을 개봉한다. 기존 110분 분량에 31분이 추가된 141분짜리 버전이다. 9일 이정재 이범수 등 주연배우들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의 언론시사회도 갖는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오는 15일이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이기도 해 의미를 되새기고자 확장판 개봉일을 13일로 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확장판에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위해 대북 첩보전을 펼친 해군첩보부대 대원들의 숨겨진 개인사를 새로 담았고, 남한의 장학수 대위(이정재)와 북한 림계진 사령관(이범수) 사이의 첩보전과 마지막 전투신 등을 보완했다. 맥아더 사령관으로 출연한 리암 니슨의 에피소드도 추가된다. CJ 관계자는 “줄거리의 개연성과 캐릭터의 서사를 보완해 한층 완성도 있는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아가씨'의 한 장면.
영화 '아가씨'의 한 장면.

영화 ‘아가씨’는 팬들의 열광적 지지가 확장판 개봉을 이끌어낸 흔치 않은 사례다. 6월 개봉해 이미 IPTV에서 VOD 서비스를 하고 있는 ‘아가씨’는 지난 1일부터 예술영화전용관인 CGV아트하우스 압구정, 서면 등에서 확장판을 특별 상영하고 있다. ‘아가씨’를 반복 관람하며 영화의 여운을 나누던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이 IPTV에 출시된 확장판의 극장 상영을 요구해 결실을 봤다. CGV 관계자는 “팬덤의 열광적 요청으로 확장판을 극장 상영하는 건 드문 사례”라며 “추석 연휴 대작 개봉으로 관객수가 줄긴 했지만 관람이 꾸준하다”고 말했다. ‘아가씨’ 확장판은 기존 145분에서 23분 늘어난 168분. 일부 장면의 편집 순서가 달라졌고 하녀 교육을 받는 숙희(김태리)의 분량이 늘어났다.

확장판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계기는 영화 ‘내부자들’. 지난해 11월 130분 분량으로 개봉한 뒤 관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50분이 늘어난 3시간짜리 확장판을 개봉했다. 애초 개봉작을 707만명이 관람했는데도, 확장판이 나오자 다시 208만명이 극장을 찾았다. ‘내부자들’ 이전에 확장판 성공 사례로 꼽히던 ‘늑대소년’의 추가 유입 관객이 41만여명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 것으로 해석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확장판은 다른 장면 삽입으로 분량을 늘렸을 뿐 사실상 기존 흥행작의 재탕 상연에 가깝다. 이 때문에 이미 인기몰이 한 영화가 다시 스크린을 점유해 다양한 영화 상영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확장판은 아직까지는 일종의 팬서비스 차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가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작은’ 영화들에 유무형의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확산을 경계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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