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두. /사진=SK
[인천=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현역 은퇴를 선언한 SK 왼손 투수 전병두(32)가 꿈꿨던 1군 마운드에 오른다.
전병두는 8일 5년 간의 긴 재활을 접고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2011 시즌을 마친 뒤 왼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은 후 줄곧 재활에 매달렸던 그는 올 시즌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했다. 지난 7월9일 화성 히어로즈 3군과 연습 경기에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최고 시속 134㎞를 기록했다. 마침내 첫 실전을 소화해 재기의 희망을 보여줬지만 이후 어깨 상태가 나아지지 않아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전병두는 지옥 같은 재활 훈련을 5년 동안 했던 이유는 단 하나의 목표 때문이었다. 1군 등판이다. 그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는 듯 했지만 구단 차원에서 움직였다. 구단과 김용희 감독은 뜻을 모아 정규시즌 최종전인 내달 8일 인천 삼성전에 전병두의 은퇴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5강 다툼이 워낙 치열해 정규시즌 마지막 날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도 선수의 꿈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이날 인천 넥센전에 앞서 "전병두의 헌신과 투혼은 하나의 모델이 돼야 한다"며 "만약 시즌 최종전에서 순위가 결정된다고 해도 전병두를 선발로 낼 것"이라고 밝혔다. 2군 감독 시절부터 전병두의 재활을 지켜봤던 김 감독은 "이처럼 성실하게 재활을 소화한 사람도 보기 힘들다"면서 "선수의 공헌을 인정하는 것이 구단의 전통으로 자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병두는 삼성전에서 한 타자만 상대하고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전병두의 은퇴 경기는 SK 구단 사상 처음이다. SK는 "전병두 선수가 2008년 시즌 중에 이적해와 2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2차례의 준우승에 기여했다"며 "누구보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훈련 태도로 선, 후배 선수들에 귀감이 되면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병두는 2011년 10월6일 광주 KIA전 이후 1,829일만에 1군 마운드를 밟게 됐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03년 두산에 입단한 전병두는 2005년 KIA를 거쳐 2008년부터 SK 유니폼을 입었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9시즌 동안 280경기에 출전해 29승 29패 16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3.86의 수준급 성적을 기록했으나 끝내 재활에 성공하지 못했다.
전병두는 "어느덧 재활 훈련을 시작한지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오랜 시간 동안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팬들과 동료 선수, 코칭스태프,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며 "은퇴 이후에 야구계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수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보답하고 싶다. 오랜 재활을 하면서 1군 마운드에서 한번 던지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이것을 도와주신 김용희 감독님과 구단에 정말 감사 드린다"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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