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가 혈세 3억 원을 들여 설치하려 했던 높이 45m의 대형 새마을기 사업 계획을 철회했다.
포항시는 지난 7일 포항시의회 간담회에서 “새마을기 설치에 대해 시민 여론이 부정적이고 사업 완료 후 관리 및 운영 경비도 과다할 것으로 보여 종합적인 검토 결과 중단함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지난해 말 포항 북구 기계면 문성리 일원에 가로 12m, 세로 8m 깃발에 게양대 높이만 45m에 달하는 초대형 새마을기를 설치하기로 하고 3억5,000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에 포항시의회가 “사업비가 지나치게 많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5,000만원이 삭감된 3억 원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포항시는 포항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사업 재검토에 들어갔다. 더구나 45m의 깃발 높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난 1971년 포항 기계면 일대를 방문한 지 내년으로 45년이 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결정된 것으로 알려지자 ‘대통령 우상화 사업’이라는 비난도 일었다.
서재원 포항시의원은 “포항시의회도 대형 새마을기 설치에 반대했으나 포항시가 꼭 필요하다며 설득해 사업이 추진됐다”며 “포항시는 이번 일 뿐만 아니라 시의회가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는 사업에 대해서는 앞으로 절대 밀어 부쳐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 구미시도 1억 원을 들여 30m 높이의 대형 새마을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40억원 가량을 들여 ‘박정희 뮤지컬’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펴기로 했다가 시민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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