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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 영유권 외교전서 승기” 자체평가… 과감해진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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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남중국해 영유권 외교전서 승기” 자체평가… 과감해진 행보

입력
2016.09.0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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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정상회의 의장성명서

PCA 판결 언급 안 되자 고무

황옌다오 매립공사 강행 움직임

중국이 최근 매립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남중국해 난사군도 내 황옌다오. 바이두
중국이 최근 매립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남중국해 난사군도 내 황옌다오. 바이두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최대 외교현안으로 중시해온 중국이 국제 상설중재재판소(PCA) 패소 판결 이후 처음 열린 관련국 다자회의 외교전에서 승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은 여세를 몰아 분쟁도서의 인공섬 건설에 박차를 가하는가 하면 비우호적인 국가를 향해 간접적인 경고까지 보내고 있다.

신화통신ㆍ환구시보 등 중국 관영매체들은 8일 아세안(ASEANㆍ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6~7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정상회의 이후 내놓은 의장성명에서 남중국해 논란과 관련해 PCA 판결 결과를 언급하지 않은 데 대해 “중국 외교전의 승리”라고 평가한 외신보도를 집중 부각시켰다. 환구시보는 특히 PCA 판결에 대한 아세안 내 이견, 중국과 아세안 간 핫라인 개설 합의,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아세안 회원국 정상간 우호적 회동 분위기 등을 거론한 뒤 “누가 남중국해 갈등을 부추기는지 명확해졌다”며 미국ㆍ일본을 겨냥했다.

중국은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 대표적 분쟁도서 중 한 곳인 난사(南沙)군도 내 황옌다오(黃巖島ㆍ스카보러 암초) 매립공사를 강행할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근 해경선과 준설선, 바지선 등 선박 10여척을 부근 해역에 집결시킴으로써 언제든 인공섬 건설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필리핀 수빅만 미군기지에서 불과 220㎞ 떨어진 이 곳의 군사기지화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또 PCA 판결 이후 미국의 대중 압박에 동조해왔다고 판단한 싱가포르를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리커창 총리는 리센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에게 “우리는 싱가포르를 지역 내 협력을 위한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중국과 아세안 간 관계 개선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리센룽 총리가 지난달 방미 당시 PCA 판결 결과를 옹호하며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한 데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중국의 과감한 행보는 아세안 국가들을 동원해 자국을 포위하려던 미국의 전략에 균열이 생겼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PCA 제소 당사자인 필리핀은 이를 거론하지 않겠다고 천명했고, 최근 미국과 부쩍 가까워진 베트남도 대중 무역의존도를 감안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으로선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 미국ㆍ일본과의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주변국들의 태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세안이 한 목소리로 반대할 수 없다는 게 확인된 만큼 향후 중국의 영유권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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