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하일성씨. /사진=연합뉴스 <p align="left">[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야구해설가 하일성씨가 6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p align="left">하씨는 8일 오전 7시56분께 서울 송파구 삼전동의 자신이 운영하는 스카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끈으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p align="left">고인은 숨지기 전 부인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메시지를 발송하지는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p align="left">경찰은 현장에서 타살 혐의점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한편 가족과 지인을 상대로 하씨가 숨진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최근 하씨가 사기 등의 혐의로 피소된 것이 한 요인으로 작용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p align="left">고인은 화려한 말솜씨로 많은 사랑을 받은 야구 해설가다. 성동고 시절 야구를 시작했고, 경희대 체육학과에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그러나 대학 재학 중 야구를 포기하고 졸업 후 체육 교사로 일하다 1979년 동양방송 야구해설위원을 맡으면서 처음 마이크를 잡았다.
<p align="left">1982년 KBS로 자리를 옮긴 뒤 더욱 유명세를 탔다. 친근하고 구수한 입담으로 '아침마당', '가족오락관' 등 오락 프로그램에도 자주 출연했다. 하씨가 야구 중계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야구 몰라요"라는 말은 아직도 회자된다. 또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갈 때는 "역으로 가네요"라는 말을 즐겨 했다.
<p align="left">하씨는 2002년 심근 경색으로 생사를 오가기도 했지만 건강을 되찾고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했다. 2006년 5월엔 해설위원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에 선임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영광의 순간을 국가대표팀 단장으로 함께 했다. 당시 고인는 "내가 죽을 때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단장'으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2009년 3월 KBO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하 총장은 방송계로 돌아와 해설과 오락 프로그램 출연을 병행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거액의 채무를 떠안고 사기 혐의로 피소되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p align="left">갑작스런 비보에 야구계는 큰 충격 속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김인식(69) KBO 기술위원장은 "너무 충격이 크다"며 "늘 밝고 쾌활한 친구라 내가 많은 위로를 받았다. 유쾌한 해설을 좋아하는 팬도 많지 않았나. 아직 믿기지 않는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성근(74) 한화 감독도 "얼마나 힘든 일이 있었던 걸까.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허구연(65) MBC 해설위원은 "충격적이다. 해설자로 선의의 경쟁을 하며 발전해왔던 사이다. '야구 몰라요'라는 형 멘트처럼 인생도 어찌 될지 모른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p align="left">KBO는 이날 각 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경기에 앞서 전광판에 추모글을 띄우고 묵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5호실 (02-2225-1444)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10시이며 장지는 서울 추모공원-국립 서울현충원 내 서울충혼당이다.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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