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소향 “‘나니아 연대기’ 같은 판타지 영화 제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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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소향 “‘나니아 연대기’ 같은 판타지 영화 제작하고 싶어요”

입력
2016.09.0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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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변신한 가수 소향은 자신을 몽상가라고 했다. "꿈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냐"고 말할 때 그의 눈이 유난히 반짝거렸다. 신상순 선임기자ssshin@hankookilbo.com

바쁜 일정 중 ‘아낙사이온’ 집필

총 10권 중 전자책으로 5권 공개

“소설 쓰게 될 거라고 상상 못했는데

꿈을 꾸는 게 즐거워, 나는 몽상가”

“소설을 쓰는 게 정말 재밌어요. 글 쓰는 재미가 이런 거구나, 하고 느끼고 있어요.”

가수 소향(38)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본업인 음악 이야기를 할 때보다 소설에 대해 이야기할 때 훨씬 즐거워하는 듯했다. “너무 재미있다”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가방에 있는 노트북을 금세라도 꺼내 글을 쓸 기세였다. “이야기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하이틴 로맨스로 시작해서 추리로 갔다가 다시 음모론으로….”

‘아낙사이온’. 소향이 쓰는 판타지 소설의 제목이다. 2013년 8권 분량으로 계획했던 ‘크리스털 캐슬’의 첫 두 권을 내긴 했으나 끝내 완성하지 못했으니 ‘아낙사이온’이 사실상 데뷔작인 셈이다. 전자책 형태로만 볼 수 있는데 5권까지 공개됐고 집필은 6권까지 마쳤다. 10권 분량을 예상하고 있다. 소향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카페에서 “결말은 이미 정했지만 생각보다 이야기가 길어졌다”며 “글을 쓰는 여정이 이렇게 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아낙사이온은 그리스어로 ‘부활’이라는 뜻의 ‘아나스타시스(anastasis)’와 비슷한 어감의 제목을 쓰고 싶어서 그가 만든 단어다. ‘하나뿐인 부활의 장소’라는 뜻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한 소녀가 천사의 계시를 받아 쓴 예언서 ‘아낙사이온의 서’를 우연히 손에 넣게 된 한국계 미국인 소녀가 이 책이 경고하는 재앙을 막기 위해 반대세력과 싸우는 내용”이라고 그는 소개했다.

‘아낙사이온’은 ‘크리스털 캐슬’을 고쳐 쓰는 과정에서 탄생한 소설이다. “애초엔 ‘크리스털 캐슬’을 다듬어서 다시 낼 생각으로 썼는데 초고를 본 출판사에서 아예 새로운 소설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했어요. 그래서 네 권 분량을 날리고 처음부터 다시 썼어요. 유명 웹소설 작가인 장영훈ㆍ김강현씨에게 멘토링을 받아서 고치고 또 고치면서 썼죠. 그런데 배우면서 쓰니까 퇴짜를 계속 맞으면서도 재미있더라고요. 욕심도 났어요. 아직 글이 허술하긴 하지만 누가 봐도 재미있는 소설을 내보이고 싶었죠.”

소설에만 매달릴 만큼 한가한 일정이었던 건 아니다. 쟁쟁한 가창력의 가수들이 경쟁했던 MBC ‘나는 가수다’와 KBS ‘불후의 명곡’에 출연해 주목받은 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공연도 했다. 그는 “이동 중 차에서도 쓰고 공연 전 대기실에서도 쓴다”며 “늘 노트북을 휴대하며 시간이 날 때마다 소설을 쓴다”고 했다. “늘 신나고 재미있는 건 아니죠. 빽빽한 공연 일정 중 글을 쓰다 힘에 겨울 땐 울기도 했어요. 가수만 해도 되는데 왜 이걸 하면서 고생하나 싶기도 하지만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값진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나니아 연대기’로 유명한 C.S. 루이스의 광팬이라는 소향은 방영되는 거의 모든 TV드라마를 챙겨볼 만큼 드라마 마니아이기도 하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묻자 ‘뿌리깊은 나무’를 꼽으며 “10번쯤 반복해서 봤다”고 했다. 소설을 읽고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지내던 그가 소설을 쓰게 된 건 6, 7년 전 노트북을 선물 받고 난 뒤부터다. 소향은 “평소에 기록하는 걸 좋아하긴 했지만 내가 소설을 쓰게 될 거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웃었다.

1996년 현대기독교음악(CCM) 가수로 데뷔한 소향은 CCM계에서 유명세를 떨치다 ‘불후의 명곡’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며 특정 종교를 떠나 전국구 스타가 됐다. 이후 드라마 주제가 등 여러 곡을 내놓긴 했지만 정규 앨범은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방송 출연 후 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어요. 그러다 보니 완벽하게 내놓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자꾸 늦어지네요. 소설을 쓰며 배운 건 음악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심각한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얼마나 잘하는지 따지기보다는 재미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는 걸 느꼈죠.”

소향이 오랫동안 품어온 원대한 꿈 중 하나는 ‘나니아 연대기’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다. “너무 큰 꿈이죠. 하지만 소설을 쓰는 것도 그렇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꿈을 꾸다 보면 이뤄지는 것 같아요. 언젠간 가능하지 않을까요. 꿈을 꾸는 게 재미있어요. 심한 몽상가죠. 꿈이 없다면 무슨 재미로 살겠어요. (웃음)”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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