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마다 사이트 바꿔가며 추적 피해
이용자 16만명…미성년자·약사도 포함
운영자 등 3명 구속, 도박자 130명 입건
전북 익산경찰서는 8일 판돈 1조7,000억원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운영자 이모(28)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김모(22)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1,000만원 이상 고액 도박자 130여명도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년 동안 중국 일본 필리핀 등 해외에 서버를 둔 24개의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개설해 회원들로부터 1조7,600억원 상당의 도박자금을 대포통장으로 받아 운영하며 수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이트에 스포츠 경기 결과를 맞히는 도박을 비롯한 홀짝을 맞추는 사다리타기, 달팽이경주 등 다양한 사행성 게임을 만들어 회원에게 돈을 걸게 했다. 이씨 등은 회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이트 홍보사진과 현금다발을 게재했다.
이들의 유혹에 넘어간 회원들이 계좌에 돈을 입금하면 게임머니를 충전해 주고 배팅에서 돈을 따면 다시 회원의 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이들은 추적을 피하려고 정상적인 법인 등록을 마친 포인트 관리 업체를 통해 도박 자금을 세탁하고 3~4개월 주기로 사이트 주소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이용한 사람은 모두 16만명에 달했다. 이들 중에는 미성년자 5명과 대기업 직원, 약사, 공기업 직원 등이 포함됐고 한 이용자는 도박자금에 8억여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1,000만원 이상 고액 도박 행위자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해외에 있는 총 운영자 등 관련 일당을 쫓고, 불법 도박자금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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