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성주 3곳 현장조사 마쳐
유력후보 떠오른 성주 골프장
매입 비용 750억 원으로 추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배치할 최종 부지가 추석 연휴 이후 발표된다. 국방부는 경북 성주군의 제3후보지 3곳에 대한 현장 조사를 마친 가운데, 유력 후보지인 성주골프장 매입비용을 75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 관계자는 7일 “한미 공동실무단이 진행하고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한 후보지 현장 실사 결과를 토대로 의견을 조율하는 중”이라며 “추석 연휴를 넘겨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26일 이전에는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실사는 성주군 초전면 성주골프장과 금수면 염속봉산, 수륜면 까치산 3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줄곧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는 발표 일정을 늦추지 않을 방침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5일 한중 정상회담에서 제시한 한미중 3자 대화가 사드 배치의 전제조건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중국은 어차피 계속 반대할 것이기 때문에 간극을 좁히기 어려워 더 이상 시간을 끌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보지 가운데 사실상 사드 부지로 낙점된 성주골프장은 지난 7월 한미 양국이 최적지로 발표한 공군 호크 미사일 기지(성주포대)에 비해 300m가 더 높고, 주변에 민가가 적다. 따라서 성주군민들이 우려하는 레이더 전자파의 유해성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고,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져 접근성이 좋다.
반면 사유지여서 매입비용이 부담이다. 정부는 골프장의 부지가격을 750억원으로 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시지가인 400억원 보다는 높지만, 군 안팎에서 1,000억원 이상 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낮은 액수다.
정부는 예산투입에 따른 국회 비준 논란을 피하기 위해 미사용 군용지를 골프장 부지와 맞바꾸는 교환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군부대 이전 등의 사유로 군이 사용하지 않는 전국의 토지는 지난해 말 기준 3,138만㎡로, 정부는 민간에 매각하거나 다른 사유지와 교환하는 방식으로 미사용 군용지를 처리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성주골프장 소유주인 롯데 측과 여러 경로를 통해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주골프장의 경우, 인근의 김천시민들이 사드 배치를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점이 변수다. 제3후보지 평가과정에 경북도와 성주군은 참여한 반면, 김천시는 제외돼 불만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골프장이 원불교의 성지에 근접해 있어, 종교계의 반대도 감수해야 할 처지다. 국방부는 사드 부지를 최종 확정하기에 앞서 지역주민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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