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일 이틀간 열리는데
홍기택 강덕수 등도 출석 불투명
“野 지도부 협상력 부재” 목소리

대우조선해양ㆍ한진해운 사태 등 조선ㆍ해운 산업의 부실 원인을 찾기 위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서별관청문회)가 8,9일 이틀 동안 국회에서 열린다. 야3당은 청와대와 정부의 부실한 대책 마련과 정책 결정 과정의 문제점을 파헤치겠다 벼르고 있다. 하지만 무자료ㆍ무증인ㆍ무전략으로 인해 3무(無) 청문회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4ㆍ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기한 연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도 상임위 통과가 사실상 물 건너 간데 이어 서별관청문회까지 맹탕으로 끝날 가능성이 나오면서, 야당 원내지도부의 협상력이 도마에 올랐다.
서별과청문회의 가장 큰 우려는 핵심 자료와 증인 없이 청문회가 진행된다는 점이다. 청문회에 참여하는 한 야권 관계자는 7일 “늦어도 청문회 1주일 전 해당 기관에 자료 요청을 하고 직접 찾아가 자료 열람을 한다”며 “이번에는 금요일인 2일 밤에서야 청문회 개최가 결정됐으니 자료 요청이 불가능했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증인 역시 허술하다. 서별관회의 참석자 가운데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전 경제수석)은 이미 빠졌고, 유일하게 증인으로 채택된 홍기택 전 KDB산업은행 회장은 ‘행방불명’인 상태다.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유창무 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등은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불참을 통보했고, 강덕수 전 STX 회장의 참석도 불투명하다.
청문회는 당초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 2개 상임위에서 별도 진행하려던 계획을 바꿔 두 상임위 연석회의 형태로 열기로 했다. 때문에 청문위원만 30명이 넘어 충분한 질의가 이뤄지기 어려운 여건이다. 연석회의는 개별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와 달리 청문보고서채택 의무도 없어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이런 속빈 청문회를 열어 역풍을 맞느니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며 청문회 개최를 반대했다.
앞서 우상호 더민주ㆍ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준비 부족을 이유로 일정 연기, 심지어 보이콧까지 검토했으나 결국 원래 일정대로 열기로 새누리당과 합의했다. 야당 원내 지도부들의 협상력 부재 지적에 대해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부실 청문회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야당 의원들이 공조해 잘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세월호특별법을 개정해 특조위 활동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마저 지키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들이 많다. 6일 관련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에서 새누리당이 안건조정을 신청, 최대 90일간 세월호특별법 개정안 처리가 불가능해진 때문이다. 야권 일각에서는 12일로 예정된 ‘백남기 농민 청문회’ 역시 현직 경찰 고위 관계자 없이 전직들만 상대로 한 청문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맹탕 청문회를 우려하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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