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동영상]
쿠바는 1972년 뮌헨 올림픽부터 금메달 37개를 석권한 복싱 강국이다. 그만큼 복싱에 대한 국민들의 사랑도 뜨겁다. 하지만 정작 쿠바에는 프로 복싱이 존재하지 않는다.
피델 카스트로는 1962년, 복싱을 포함한 모든 스포츠 종목에서 경기로 수익을 내는 행위를 금지 시켰다. ‘아마추어 복싱의 명가’라 불리는 쿠바의 명성 뒤에 실은 상업 스포츠를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사회주의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쿠바의 복싱 챔피언들은 항상 망명의 유혹에 시달려왔다. 부와 명성을 위해 조국을 떠날지, 혹은 사랑하는 조국에 살며 생활고를 견딜지 여부는 그들에게 늘 양자택일의 문제였다.

쿠바의 금메달리스트 마리오 킨델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킨델란은 2000년, 2004년 올림픽 복싱 라이트급에서 금메달을 따며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복서로 인정 받았다. 미국 복싱계는 킨델란에게 막대한 계약금을 제시하며 망명을 권했지만 결국 그는 사랑하는 조국 쿠바에 남기를 택했다.

킨델란은 최근 생활고 때문에 자신의 올림픽 금메달을 팔아야 했다. 금메달 두 개를 팔고서 그가 손에 쥔 돈은 고작 400달러. 가족들의 두 달치 생활비에 불과한 돈이다. 하지만 킨델란은 조국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냉장고나 텔레비전을 사기 위해 내 올림픽 타이틀을 포기해야 했다”며 “하지만 내겐 돈보다 1억 명의 쿠바 국민들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프로 스포츠가 존재하지 않는 쿠바. 그런 쿠바에서 아마추어 복서이자 세계 최고의 복서로 사는 삶. 저스틴 헤닝 감독의 5분 다큐멘터리 <La Lucha>는 쿠바 복싱영웅의 고민과 결의를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예진 인턴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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