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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회사채까지 마이너스 금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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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회사채까지 마이너스 금리 등장

입력
2016.09.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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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보다 이자 덜 뗀다” 부각

사상 유례없는 유럽의 공격적인 돈 풀기 정책 속에 이미 마이너스인 국채 금리가 갈수록 더 수위를 낮추자 급기야 마이너스 금리를 매긴 회사채까지 등장했다. “우리 회사 채권을 사면 만기 때 이자를 떼고 돌려주겠다”는 의미임에도 ‘국채보다는 이자를 덜 뗀다’는 점이 부각돼 발행에 성공한 셈이다.

주방용 칼로 유명한 독일의 생활용품 기업 헨켈은 6일(현지시간) 5억 유로 상당의 2년 만기 회사채를 -0.05% 금리로 발행했다. 프랑스 제약업체 사노피도 이날 10억 유로 규모의 3년반 만기 회사채를 같은 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앞서 지난 7월 독일의 국유 철도회사 도이체반이 5년 만기 채권을 -0.006%로 발행했지만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 비금융 민간기업의 마이너스 금리 회사채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마이너스 금리 회사채까지 잇따르는 건 투자자들이 그만큼 돈을 맡길 곳이 없기 때문이다. 김진후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이들 회사채를 사는 건, 만기까지 보유할 목적보다 중간에 어떤 식으로든 이익을 내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 정책의 일환으로 매달 800억 유로에 달하는 채권을 사들이고 있으며, 최근엔 매입 대상을 국채에서 회사채 등 다른 채권까지 확대하고 있다. 비록 마이너스 금리 채권이라도 투자자들은 본인이 산 가격보다 비싸게 되팔 수 있을 거란 기대감에 매입한다는 것이다.

실제 현재 2년 만기 독일 국채 수익률은 이들 회사채 금리보다 훨씬 낮은 -0.67% 수준이다. 또 ECB가 대출 활성화를 위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길 때 적용하는 예치금리까지 마이너스로 낮추면서 최근 유럽 은행간 단기자금 대출금리(유로화 리보ㆍLIBOR)는 -0.32%까지 하락했다. 100원을 빌리면 이자를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0.32원의 이자를 받는다는 얘기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차장은 “회사채 금리가 마이너스여도 은행에서 돈을 빌려 헨켈ㆍ사노피의 회사채를 사면 0.27%포인트의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구조도 회사채 투자를 유인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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