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ㆍ피츠버그)가 오승환(34ㆍ세인트루이스)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복귀 2경기 만에 하루에 15ㆍ16호포를 연달아 가동했다. 강정호는 이로써 지난해 쏘아 올린 자신의 한 시즌 최다홈런(15개)을 가볍게 넘어섰다.
강정호는 7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에서 6-9로 뒤진 9회말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오승환을 상대했다. 초구부터 시속 153㎞의 강속구를 꽂은 오승환은 0볼-2스트라이크의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은 뒤 4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로 시속 154㎞의 ‘돌직구’를 던졌다. 강정호는 허리가 살짝 빠진 가운데에도 정확하게 받아 쳤고, 이 공은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제대로 제구된 공이라 생각했던 오승환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앞선 메이저리그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외야 뜬 공으로 물러났던 강정호는 오승환과 세 번째 승부에서 시원한 홈런을 치며 상대 전적 3타수 1안타(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전날 어깨 부상에서 복귀해 대타로 나선 뒤 이날 5번 3루수로 첫 선발 출전한 강정호는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솔로포로 2년 연속 15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어 오승환에게서 지난해 15개를 넘어서는 한 시즌 최다 16호 대포를 뽑아냈다. 5타수 3안타 2홈런 3타점을 기록한 강정호는 시즌 타율을 2할4푼9리로 끌어 올렸지만 팀은 7-9로 역전패해 8연패 늪에 빠졌다. 9회말 등판한 오승환은 강정호에게 홈런을 맞았지만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시즌 16세이브를 올렸다.
강정호는 올해 성 추문 스캔들과 부상으로 고전한 와중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2015년 126경기에서 15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불과 79경기 만에 16개를 쳤다. 복귀전마다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해 무릎 수술 후 232일 만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이었던 올해 5월7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고, 어깨 부상을 털고 처음 선발 출전한 이날에는 멀티홈런을 가동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5월 복귀전 모습을 떠올리며 “당시 강정호는 부상에서 돌아온 첫 경기에서 피츠버그의 공격력에 즉각적인 도움이 됐다”며 “그리고 이날 라인업에 복귀한 뒤 똑같은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
강정호는 앞으로 남은 23경기에서 홈런 4개를 추가하면 텍사스 추신수에 이어 한국인 타자로는 두 번째로 시즌 20홈런을 돌파하는 선수가 된다. 한국인 선수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추신수의 22개(2010, 2015년)다.
‘2년차 징크스’를 비웃은 강정호는 내년 시즌 팀 내 입지도 탄탄해질 전망이다. 올 시즌규정 타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홈런은 그레고리 폴랑코(21개), 앤드류 맥커친(20개) 다음으로 많고 타점(44개)은 팀 내 7위다. ESPN이 집계한 공격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OWAR) 역시 1.4로 공동 6위에 자리했다.
한편 시애틀 이대호(34)는 이날 워싱턴주 시애틀의 세이프코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전에 6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2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7-10으로 졌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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