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8년 전 김지운 감독의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놈놈놈)의 인연은 계속된다. '좋은 놈' 정우성, '나쁜 놈' 이병헌, '이상한 놈' 송강호가 9월 국내를 넘어 전 세계 극장가를 점령한다. 세 배우는 나란히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장을 받아들었다. 이병헌 주연 '매그니피센트7'는 개막작으로 선정됐고, 송강호의 '밀정'과 정우성의 '아수라'는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차기작 촬영에 들어간 송강호를 제외하고 이병헌, 정우성은 토론토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재회의 '밀정'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는 '밀정'으로 재회했다. '조용한 가족' '반칙왕' '놈놈놈'에 이은 네 번째 호흡이다. 지난 7일 개봉한 '밀정'은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영화다. 개봉 당일 70%에 육박하는 실시간 예매율(약 13만 관객)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흥행을 예약했다(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극중 송강호는 조선인 일본경찰 이정출 역을 맡아 조선과 일본 사이에서 현실을 쫓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이정출은 의열단장 정채산을 만난 후 내면의 동요를 감추지 못하는데, 이병헌이 정채산이란 인물로 특별출연해 눈길을 끈다. 송강호는 "감독과 배우까지 8년 전의 인연이 재회했다는 점도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수 있다"며 "오랜만에 합을 맞춰 재미있고 웃기고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놈의 변신 '매그니피센트7'
이병헌은 할리우드 영화 '매그니피센트7'로 오는 14일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매그니피센트7'은 고전영화 '7인의 사무라이' '황야의 7인'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정의가 사라진 마을을 지키기 위해 7인의 무법자들이 한데 모이게 되면서 통쾌한 복수를 벌이는 내용이다. 이병헌은 할리우드 진출 이후 처음으로 정의로운 빌리 락스 역할을 맡았다. '놈놈놈'을 서부 시대극 장르를 경험한 적이 있는 이병헌의 '좋은 놈' 변신에 기대가 쏠린다. 이병헌은 "'놈놈놈' 찍을 때 말 타는 법을 배웠는데 시간도 오래 지났고, 방식도 달라서 연습이 필요했다"며 촬영 전 캐릭터를 숙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도전의 '아수라'
정우성은 이병헌과 반대로 '좋은 놈'에서 '나쁜 놈'으로 출격한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아수라'에서 악랄한 성격의 강력계 형사 한도경 역을 맡았다. 영화는 지옥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나쁜 놈들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장르다. 정우성은 "한도경을 받아들이는데 상당 시간 할애해야 했다.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진짜 악한 인물인가에 대한 의문도 들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비트' '태양은 없다' '무사'에 이어 네 번째로 정우성과 협업한 김성수 감독은 "정우성은 평소 욕도 안하고 내가 만난 중 가장 신사다운 사람이다. 그런 그가 내면의 어두움을 끄집어 내 인간 본연에 있는 악을 잘 표현해 줬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정우성은 티저포스터부터 심상치 않은 눈빛을 발산하고 있어, 스크린에서 펼쳐질 색다른 매력을 기대케 했다.
사진='밀정' '매그니피센트7' '아수라'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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