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한국인들에 대해 대단히 좋은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대통령직을 그만 두더라도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은 그대로일 것입니다. 대통령에서 물러나더라고 한국을 자주 방문하고 싶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한 ‘마지막 인사’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라오스 비엔티안의 랜드마크호텔에서 만나 현안들을 논의한 뒤, 석별의 정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이날 정상회담은 두 정상의 여섯 번째 양자 회담이자 사실상 ‘굿바이 회담’이었다. 11월 대선에서 미국의 다음 대통령이 선출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임기가 끝날 때까지 2선으로 물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방문 때의 추억들도 몇 가지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취임한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들 중 ‘최다 한국 방문 기록(4번)’을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은 세계무대에서 한국이 우리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임을 보여주었다” 면서 “박 대통령의 팀과 협력하고 함께 일한 것에 감사하고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인사했다. 박 대통령도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과 비전, 한미동맹에의 헌신에 감사 드린다”고 화답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문제에 계속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정상이 한미동맹을 전례 없이 공고하게 만든 것에 대해 서로 평가하면서 따뜻한 인사 말씀을 나누었다”며 “작별 선물을 주고 받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두 정상의 대화는 양국 정부가 잡은 30분을 훌쩍 넘겨 50분 간 이어졌으며, 동시통역 방식으로 진행돼 100분 회담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해부터 한국의 교육열을 극찬하는 등 한국에 대한 호감을 여러 차례 표현해 화제가 됐었다. 2011년 국정연설에선 “한국에선 교사가 나라를 건설한 사람으로 존경 받는다”고 소개했고, 지난 해 7월엔 저소득층의 인터넷 접근성 확대를 강조하면서 “한국은 초고속 광대역 인터넷망이 발달해 있고 가입율도 높다”며 모범 사례로 들었다. 미국 현지 외교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런 칭찬이 한국에 대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홍보를 공짜로 해준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비엔티안(라오스)=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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