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후 2050선 이상 100일뿐
“추가 상승” “다시 조정” 전망 갈려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 ‘코스피지수 2,050포인트’는 최근 상승세를 탄 주가의 단기 방향을 점칠 심리적 지지선 이상의 큰 의미를 갖는다. 벌써 수년째 ‘박스피’(박스+코스피)란 오명을 벗어나지 못할 만큼 정체된 증시에서 실제 코스피가 2,050선 이상을 유지했던 기간은 채 10%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가 ‘2,100선 돌파’ 기대까지 받고 있지만 진정한 박스권 탈출을 위해선 우선 2,050선 이상을 상당기간 유지해야 하는 게 먼저라고 지적한다.
6일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066.53으로 마감, 또 다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증시 안팎에선 조만간 코스피가 2,100선을 넘어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2,050선 이상은 코스피에게 수년째 만만한 ‘고도’가 아니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12년 이후 코스피가 1,800~2,100 사이 박스권에 갇힌 이후, 지난 5일까지 1,156거래일 동안 2,000포인트를 넘은 기간은 30% 남짓인 385일, 2,050을 상회한 건 10%에 못 미치는 101일에 그치고 있다. 올해 역시 코스피가 2,050 이상인 거래일은 고작 5일뿐이다. 어쩌면 코스피 투자자들에게 2,050선은 어느덧 ‘올라가면 오래 버티지 못하게 되는 심리적 한계선’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향후 코스피의 방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린다. 최근엔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옅어지면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다소 많은 분위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수출 지표도 괜찮고 삼성전자 등 IT기업 중심의 주가 강세도 나타나는 만큼 올해 코스피는 추가로 100포인트 정도 오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몇 년간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주요 증시의 상승세에 동참하지 못했던 국내 증시의 상대적인 가치가 최근 더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2,050의 무게’를 두려워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그간 국내 증시 등락이 미국의 금리인상 신호,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 등에 따른 외국인의 투자 동향에 좌우됐던 터라 2,050선 안착이 쉽지 않을 거란 시각도 적지 않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강했던 건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감이 컸다”며 “미국의 금리인상 움직임에 따른 원화 약세가 가시화될 수 있는 내달부터는 다시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