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ㆍ태풍 따른 침수사고 감소
상위 5곳 7월 순이익 44% 급증
예년보다 기온은 높았지만 태풍과 장마는 적었던 ‘마른 폭염’에 손해보험사들은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여름철 각종 사고 발생률이 떨어지면서 수익이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 동부, KB, 메리츠 등 상위 5개 손보사의 지난 7월 당기순이익은 총 2,882억1,600만원으로 작년 7월(2,001억6,200만원)보다 44%나 급증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화재의 순이익(작년 7월 943억원→올 7월 1,117억원)이 가장 많았고 KB손보(126억원→377억원), 동부화재(351억원→656억원)는 작년보다 순이익이 두 배 이상 늘었다. 현대해상(357억원→449억원)과 메리츠화재(225억원→283억원)의 순이익도 증가했다.
이 같은 손보사들의 깜짝 실적은 매년 여름 흔히 발생하는 장마나 태풍에 따른 자동차 관련 사고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철 장마나 태풍으로 빗길 자동차 사고나 침수 사고가 많이 발생했는데 올 여름에는 마른 폭염 덕분에 이런 사고들이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자동차 사고가 줄면서 손보사들의 만성적자 요인인 자동차보험 손해율(수입 보험료 대비 보험금 지출 비중)이 개선돼 이익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삼성화재 등 상위 5개사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9.34%를 기록, 작년 7월(85.62%)보다 6%포인트나 낮아졌다.
여름 내 이어진 마른 폭염에 지난달 보험사들의 실적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넘는 전국의 폭염일수가 지난달엔 16.7일을 기록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손보사들은 매년 계절적 요인에 따라 7,8월 손해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크지만 올해는 연초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마른 폭염에 따른 자동차사고 감소가 맞물리면서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다”며 “하반기에도 손보사들은 전년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강지원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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