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송이버섯 주산지인 강원 양양군 서면 주민들은 요즘 걱정이 앞선다. 추석 선물로 인기가 많은 송이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주민 김모(46)씨는 “이맘 때면 송이가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는데 최근에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고소득 수익원인 송이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으면서 주민들과 판매상들은 1년에 단 한 차례뿐인 명절대목을 날려 버릴 위기에 놓였다.
백두대간에서 자란 양양송이는 향이 진하고 육질이 단단하고 두터워 전국 최고 품질로 인정 받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의 인기가 대단하다.
자연에서만 채취할 수 있는 송이는 날씨에 따라 수확량이 다르다. 특히 올 여름 지속된 폭염으로 균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송이 수확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 전망이다. 양양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송이가 잘 자라려면 균사 생장기 기온과 습도가 가장 중요한데, 올 여름은 고온 건조한 날씨가 지난달 말까지 이어져 송이 균사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이가 자라기에 최악의 조건이 이어진 셈이다. 현장에선 이러다가 역대 최저수준에 근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12일 예정된 양양속초산림조합의 송이 수매 업무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제는 부진한 작황이 가격폭등으로 이어진다는 점. 지난 2009년에도 고온건조 한 날씨 탓에 송이 1등급 수매가가 ㎏당 136만원까지 치솟았다. 현장에선 이러다가 역대 최저수준에 근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가의 송이는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본격 시행될 경우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여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주민들은 “최근 24~25도의 지온(地溫)이 유지됐고, 최근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졌기 때문에 이달 중순 이후라도 송이가 모습을 드러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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