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찾아 호남 민심 잡기
李여사 “세월호 철저한 조사 필요” 당부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6일 김대중(DJ) 전 대통령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김 전 대통령께서 (집권 당시) IMF사태 이후라 지금보다 훨씬 힘드셨을 것”이라며 “당시 저희들이 초보 야당이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역할인 줄 알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이 여사를 만나 “김 전 대통령이 (IMF사태 당시) 국민을 하나로 만들고 빠른 시일 내에 빚을 갚는 등 높은 지도력을 발휘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의 예방은 전날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호남과 새누리당의 연대를 강조한 행보의 연장선상으로 호남 민심 공략에 적극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출신 첫 보수정당 수장인 이 대표는 연설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이 DJ 집권 시절 정부에 협조하지 못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점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 여사는 “(지난달) 남편 추도식에 와 주셔서 감사하다”며 이 대표를 환대했다. 이 여사는 또 “세월호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며 “이 대표가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당이 반대하는 세월호특별조사위 활동기간 연장을 사실상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이 대표는 “여러 가지로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 안전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치권이 정신을 차리겠다”며 특조위 연장 건에 대해서는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20분간 이어진 비공개 대화는 영호남 화합을 강조하는 내용의 대화가 오가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염동열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이 여사에게 과일바구니를 선물했고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자서전과 난으로 화답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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