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최소 타협도 허락 안할 듯”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집권하면 중국을 지금보다 더 강하게 견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핵 협상과 기후변화대책 등에 대해 예외적으로 중국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지만 클린턴 정부는 최소한의 타협도 쉽게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 정부의 상징으로 여겨져온 ‘아시아 회귀 정책(Pivot to Asia)’은 사실상 클린턴에 의해 주도됐으며,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이 재집권한다면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이 지금보다 더 강경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임 중이던 2010년 아세안 지역포럼에 참석해 “남중국해 분쟁은 미국의 이해와 직결된 사안”이라 선언하며 항행의 자유와 국제법 문제를 이슈화했고, 이듬해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아시아 회귀 정책을 최초로 언급했다.
FT는 그러면서 클린턴 측 아시아 정책 자문위원의 말을 인용해 “현재 논의중인 계획은 지금의 아시아 회귀 정책보다 한 걸음 더 강화된 버전”이라고 전했다. 중국과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 베트남 등을 포함한 동맹국과 더 깊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중국 압박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선거캠프는 아시아 지역에 미국 항공모함을 추가 배치하거나 괌 군사기지 규모를 늘리는 제안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중국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치학자 추 슈롱 칭화대 교수는 “클린턴은 베이징을 처음 방문한 1995년 이후 줄곧 중국에 적대적이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외교정책 자문을 맡은 시 인홍 인민대 교수도 “힐러리는 오바마보다 더 중국을 힘들게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아시아 회귀 정책은 이미 실패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전문가로 꼽히는 휴 화이트 교수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요구되는 비용과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 회귀 전략은 미국의 위세를 과시하는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수 년간 견지해 온 대중 강경 노선에도 중국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유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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