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은 죽지 않았다. 50여 년 동안 미국에서 가수 겸 배우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74)가 새 앨범 ‘앙코르:무비 파트너스 싱 브로드웨이’(‘앙코르’)로 미국 유력 음악지인 빌보드의 앨범 차트 ‘빌보드 200’(9월 둘째 주)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빌보드가 지난 4일(현지시간) 알렸다. 11번째 같은 차트 1위이자, 여가수 가운데 최다 1위 기록이다. 2014년 낸 앨범 ‘파트너스’로 통산 10번째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세운 자신의 기록을 또 한 번 깬 것이다.
여가수 가운데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10회 이상 정상을 밟은 이는 스트라이샌드가 유일하다. 팝스타 마돈나가 같은 차트에서 8번 1위를 해 스트라이샌드의 뒤를 잇고 있다. 남ㆍ여 가수를 통틀어선 밴드 비틀즈(19번)와 비욘세의 남편이자 래퍼인 제이 지(13번)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앙코르’는 스트라이샌드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들과 짝을 이뤄 브로드웨이 명곡을 재해석한 앨범이다. 알렉 볼드윈과 부른 ‘더 베스트 씽 댓 에버 해즈 해픈드’가 주목할 만하다. 휴 잭맨과 화음을 맞춘 ‘애니 모먼트 나우’와 앤 해서웨이와 함께 한 ‘앳 더 발레’ 등도 배우를 떠올리며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1963년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셀프 타이틀 앨범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스트라이샌드는 청아하면서도 깊은 목소리로 미국 대중 음악의 디바로 군림해왔다. 53년 동안 35장의 정규 앨범을 낸 그의 목소리와 명성엔 ‘이끼’가 끼지 않았다. 2집 ‘피플’(1964)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처음 오른 스트라이샌드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10년 마다 단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앨범을 내 다양한 음악팬들과 시대를 뛰어 넘어 소통해왔다. 전세계에 팔린 앨범도 2억 4,500만 장이 넘는다. ‘더 웨이 위 워’(1974)와 ‘우먼 인 러브’(1980)등 국내 음악팬들에게 친숙한 히트곡도 많다.
스트라이샌드는 미국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 통한다. 가수는 물론 배우와 영화제작자로도 명성이 높다. 가수 데뷔에 앞서 1961년 뮤지컬 배우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스트라이샌드는 영화 ‘퍼니 걸’(1968)에 출연해 스타덤에 올랐다. 영화 ‘엔틀’(1983)을 비롯해 ‘사랑과 추억’(1991), ‘로즈 앤 그레고리’(1996) 등을 기획해 제작자로서의 능력도 인정 받았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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