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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청춘시대' 박연선 작가 "행복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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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청춘시대' 박연선 작가 "행복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입력
2016.09.0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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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황지영] 시청률 0%대에서 2.8%(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입자 기준)까지 JTBC '청춘시대'는 입소문을 타고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종영했다. 지난 8월 27일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끝나지 않았다. 관계자에 따르면 극본을 집필한 박연선 작가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치솟았고 JTBC를 통해 시즌2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박 작가는 "최근 미용실에 다녀왔는데 원장님이 드라마 재미있다고 말씀해주시더라. 이렇게 직접적으로 드라마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접하는 것은 처음이다. 지금 당장은 행복하다"며 간결한 소감을 내놓았다.

-2006년 '연애시대' 이후 또 '시대' 라는 제목을 달았다.

"제목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시나리오 집필 할 때의 원제는 '벨에포크'(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였는데 돼지고기전문점이냐는 반응도 있고 제목이 어렵다고 해서 '청춘시대'로 최종 결정이 났다. '연애시대'와는 다른 이야기인데, 그 연장선상에서 받아들이면 어쩌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청춘에 대한 관심이 있었는지.

"처음부터 청춘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 아니다. 한집에 사는 사람들 사이의 소통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청춘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게 됐고, 청춘들이 소통을 못하게 되는 이유는 뭘까 고민했다."

-극중 다섯 여대생 캐릭터가 굉장히 심오하다.

"윤진명(한예리) 정예은(한승연) 송지원(박은빈) 강이나(류화영) 유은재(박혜수)가 한집에 살면서 다양한 우여곡절을 겪는다. 보험사기, 데이트폭력, 거짓말, 매춘, 생활고 등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일이 한 집에 생길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은 드라마적 허용이다. 인물들이 모두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갖고 있도록 설정했다. 비밀이 없으면 이야기가 재미없지 않겠나."

-매춘을 하는 강이나 캐릭터가 화제였다.

"강이나 라는 인물은 원래 JTBC 말고 다른 방송사와 편성 논의를 할 때부터 논란이었다. 매춘을 하는 사람을 너무 우호적으로 그렸다는 반응과 물에 빠지는 설정이 세월호 사건을 연상케 한다고 하더라. 나는 전혀 그런 의도는 없었는데 그런 반응을 보여 놀랐다. 강이나를 통해 아슬아슬한 경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다. 예를 들어 절세를 한다고 여러 방법을 동원하는데 남들이 보기엔 탈세인거다. 그렇다면 매춘의 경계는 어디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클럽에서 부킹을 하고 술값은 남자의 몫이라고 당연히 여기는 여자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스스로 성을 상품화 한다는 생각이다. 정말 집장촌에서 몸 파는 여자만 매춘인가 하는 어떤 경계선상에서 강이나 캐릭터를 설정했다."

-정예은이 겪는 데이트폭력 소재는 어떻게 생각했나.

"다른 여대생들한테는 '내 이야기야'라는 반응이 많은데 정예은이란 인물에 대해선 '내 주변에 저런 애가 있어'하는 말을 한다. 사실 연애에도 권력이 존재한다. 반항하지 않는 약자 앞에서 강자가 선을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고두영(지일주)이 처음부터 데이트폭력을 하려고 한 것은 아니고 정예은과의 관계 속에서 그렇게 폭력적으로 변한 것이다."

-특히 캐릭터를 잘 살려낸 배우가 있다면.

"배우 한예리한테 감탄했다. 대본이 배우한테 빚졌다는 느낌을 처음 받았다. 내가 생각한 이상으로 잘 소화했다. 이어폰 줄을 감거나, 오토바이 헬멧 끈을 조이는 등 디테일한 손동작들이 정말 윤진명 캐릭터에 몰입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행동들이다."

-송지원에 대한 비밀은 방송 끝까지 풀리지 않던데.

"당초 16부로 생각했다가 12부로 축소됐다. 그 4부작에 송지원 이야기가 있었다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다. 12부 안에 우겨넣어 완성할 수 있었겠지만 굳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상대의 비밀을 다 알았다고 해서 그 인물의 전부를 설명해줄 순 없는 거니까."

-시즌2를 염두한 걸까.

"만약 기회가 된다면 송지원 이야기는 한 번 해보고 싶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렇다, 저렇다 생각은 없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집주인(문숙)의 태도도 궁금하다.

"창조주로 생각했다. 늙었는데 젊은 느낌, 남과 여를 동시에 담고 있는 느낌. 벨에포크를 사는 사람들이 현실적이라서 집주인만큼은 만화적으로 설정하고 싶었다. 우리가 익숙한 집주인의 느낌으로 가고 싶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생의 꽃길을 걷기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 정예은이 데이트폭력의 트라우마를 떨쳐내지 못하고 드라마가 끝났는데 그렇다고 해서 정예은이 평생 불행하게 사는 건 아니다. 인생을 살면서 스스로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지 않을까. 행복하려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한다."

사진=JTBC 제공

황지영 기자 hyj@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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