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다, 보니, 많아, 좋은’에서 ‘-다, -니, -아, -은’ 따위를 ‘어미’라고 한다. 어미는 어말어미와 선어말어미로 나뉘고, 어말어미는 다시 종결어미와 연결어미로 나뉜다. 종결어미는 문장의 끝에 쓰여 그 문장을 마무리하는 어미이고, 연결어미는 앞말과 뒷말을 이어주는 어미이다. ‘비가 오면 좋겠다.’에서 ‘-면’은 ‘비가 오다’와 ‘좋겠다’를 이어주는 연결어미이고, ‘-다’는 그것으로써 문장이 끝나므로 종결어미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럼, ‘그것은 정답이 아니오/아니요.’에서 맞는 표기는 뭘까? 답은 ‘아니오’이다. 문장을 끝맺는 자리이므로 종결어미인 ‘-오’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 ‘-요’는 연결어미이다. ‘어서 오십시오.’가 맞고 ‘어서 오십시요.’가 틀린 까닭이 여기에 있다. 식당 같은 곳에서 듣곤 하는 ‘어서 옵쇼.’는 ‘어서 오십시오.’가 줄어든 말이다.
‘우리는 형제가 아니오/아니요 친구랍니다.’에서는 ‘아니요’가 맞다. 이때는 뒤에 ‘친구랍니다’가 이어지므로 연결어미인 ‘-요’를 써야 한다. ‘-요’는 ‘이다’나 ‘아니다’하고만 결합하는 연결어미로서 뜻은 ‘-고’와 비슷하다. “여관에 행장을 풀고 밖에 나서니 앞도 산이요, 뒤도 산이요, 산허리에는 구름과 안개뿐이요, 들리는 것은 물소리뿐이다.”‘정비석, 비석과 금강산의 대화’
“네가 유리를 깨뜨렸니? 아니오/아니요, 형이 깨뜨렸어요.”에서도 ‘아니요’가 맞다. 단, 이때의 ‘요’는 연결어미가 아니다. 여기서 쓰인 ‘아니요’는 윗사람이 묻는 말에 부정하여 대답할 때 쓰는 감탄사로서, ‘아니’에 높임의 뜻을 더하는 조사 ‘요’가 결합한 것이다. ‘아니, 형이 깨뜨렸어.’와 비교해 보면, ‘요’를 붙임으로써 높임의 뜻이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대성 국립국어원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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