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경정 선수들의 기량이 상향평준화 된 가운데 올 시즌 여성 선수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사업본부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성환] 요즘 미사리 경정장은 '여인천하'다. 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여성 선수들의 활약으로 경정장의 열기는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절대 강자도 없고 절대 약자도 없는 혼전 속에 이들의 활약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 문안나ㆍ안지민ㆍ임태경…경정 최초 여성 다승왕 도전
현재 경정 선수는 총 145명이다. 이 가운데 여성 선수는 17명이다. 압도적으로 많은 남성 선수들에 밀려 여성 선수들은 그동안 비주류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대부분의 여성 선수들은 남성 강자들 못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며 주목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제법 묵직해졌다.

▲ 문안나 선수.
문안나ㆍ안지민ㆍ임태경이 대표 주자다. 이들 여성 3인방은 다승 부문에서 당당히 10위안에 이름을 올리며 강자 반열에 올라섰다. 특히 문안나와 안지민은 현재 각각 20승을 거두며 다승 공동 선두인 남성 선수 이재학과 어선규(각각 22승)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문안나와 안지민의 기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경정 최초로 여성 선수가 다승왕을 거머쥐는 진기록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들 3인방과 함께 주목 받는 선수가 김인혜다. 후반기에만 5승을 거둔 김인혜는 최근 6회차 경주 동안 평균 착순점 7.13을 기록하며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선수등급은 B1급이지만 성적만큼은 A1급 강자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다.
■ 복귀 반혜진ㆍ손지영도 연일 선전
오랜만에 경정장으로 돌아온 여성 선수들의 선전도 돋보인다.
전반기 주선보류(출전정지)를 당했던 반혜진은 후반기 복귀 이후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는 시즌 첫 우승과 함께 2경주 연속 입상으로 실력을 입증했다.
출산 등으로 약 1년 6개월여 만에 복귀한 손지영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손지영은 2014년 그랑프리 준우승을 차지하며 여성 최강자로 군림했다. 매년 연말 개최되는 그랑프리는 최고 기량의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는 경정 최대 이벤트다. 공백기간에도 손지영은 최근 복귀하자마자 2연속 입상에 성공하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 기획 편성으로 '인빠지기' 초강세…몸무게 가벼운 여성 유리
이처럼 올 시즌 여성 선수들이 골고루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것은 기획 편성제 도입에 따른 전략변화 때문이라고 경정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경정은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에 진행된다. 기획 편성제는 수요일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을 목요일 경주에서 우선적으로 인코스에 배정하는 제도다. 우수한 실력의 선수들은 인코스를 배정받아 코스 이점까지 챙길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올 시즌 경정에서는 인빠지기(인코스 선수가 1턴 후 다른 배를 앞질러 나가는 전법)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빠지기와 함께 전법상 궁합이 맞는 찌르기(턴 할 때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치고 들어가 제치는 전법)의 입상 비중도 높아졌다. 이러한 전법들은 날렵한 핸들 조작과 순발력이 필요한데, 남성 선수보다 몸무게가 가벼운 여성 선수가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앞으로도 여성 선수들의 활약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온라인 스타트가 도입되면 체중의 이점으로 직선에서 강점을 보이는 여성 선수들이 더욱더 좋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스타는 선수들이 출발선에 정지한 상태에서 동시에 출발하는 방식이다. 기존 플라잉스타트는 보트가 질주하는 상태에서 대시계(출발신호용 시계)가 0~1.0초를 가리키는 동안 수면 위 가상의 출발선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경륜경정사업본부는 온라인 스타트를 10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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