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로 3발 쏴 1,000㎞ 날아가, 日 EEZ 또 침범
탄착점 3발 모두 안정적… 軍 “정확성 과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린 5일 북한이 동해로 노동미사일 3발을 발사하는 무력시위를 벌였다. 특히 1,000㎞를 날아간 3발 모두 탄착점이 안정적으로 나타나, 북한이 한국과 일본을 겨냥한 미사일 타격능력의 정확성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낮 12시14분쯤 황해북도 황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노동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면서 “미사일 비행거리는 1,000㎞ 내외”라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은 “3발의 미사일이 홋카이도 오쿠시리섬 서쪽 200~250㎞ 부근 해상에 떨어져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400km 침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노동미사일 3발의 궤도와 탄착지점에 주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쏜 3발 모두 정상궤도로 비슷하게 날아가 꽤 가까운 범위 안에 떨어졌다”며 “1,000㎞나 날아간 북한 미사일 여러 발이 이처럼 정확성을 갖춘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사거리를 늘리려는 고각 발사나, 탄두를 탑재한 기폭장치 실험이 아니라 가상의 표적을 타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얘기다.
북한은 지난달 3일에도 노동미사일 2발을 쐈지만 1발은 1,000㎞를 날아간 반면 1발은 점화 직후 폭발했다. 노동미사일은 사거리가 1,300㎞에 달해, 남한 전역과 일본 열도까지 겨냥할 수 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도 사정권에 들어간다.
무엇보다 북한은 이날 한중 양국 정상이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 이행을 강조하자 보란 듯이 미사일 도발로 맞섰다. 또한 내부적으로는 북한의 정권수립 기념일(9ㆍ9절)을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합참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G20 정상회의와 9ㆍ9절을 계기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지속시키기 위한 무력시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노골적 위반이자 국제사회에 대한 엄중한 도발행위”라고 규탄했다. 일본 정부는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 북한에 엄중 항의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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