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공연예술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가 이달 말 잇따라 개막한다. 각각 16회, 19회를 맞는 두 축제는 국내서 만나기 어려운 해외 대작들을 초청해 개막작이 매년 거의 매진되는, 공연 제작자ㆍ예술가들이 주목하는 행사다.
‘무대, 철학을 담다’라는 주제로 30일부터 10월 30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리는 SPAF는 6개국 17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관심은 해외 초청작 5편으로 특히 개ㆍ폐막작으로 선정된 ‘우드커터’와 ‘파우스트’가 기대작이다.

‘우드커터’는 폴란드 출신 거장 크리스티안 루파(74)가 한국에서 첫 선을 보이는 연극으로 집단과 개인의 관계, 인간관계의 허와 실, 인간의 속성을 파헤친다. 이병훈 연극프로그램 감독은 “공연시간이 4시간 40분으로 길지만 깊이 있는 연출과 연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우스트’는 연극계의 전설이 된 슬로베니아 출신 연출가 토마스 판두르의 작품으로 괴테의 원작을 재해석해 지난해 류블랴나 극장에서 초연했다. 당시 53세의 판두르가 이 연극을 연습하던 중 심장마비로 숨져 유작이 됐다. 벨기에 안무가 빔 반데키부스의 무용 ‘Speak Low if you Speak Love’, 벨기에 장 미셸 드우프가 연출한 인형극 ‘복화술사의 학교’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국내작은 ‘판소리 만들기-자’의 음악극 ‘여보세요’(이자람 작ㆍ연출), 극단 몸꼴의 연극 ‘멀리 있는 무덤’(윤종연 연출), 김용걸 댄스 씨어터의 무용 ‘수치심에 대한 기억들’(김용걸 안무), 트러스트 무용단의 무용 ‘자유에 대하여’(김형희 안무) 등이 초연된다. (02)3668-0007

24일부터 10월 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서강대 메리홀, 신도림 디큐브시티에서 열리는 SIDANCE는 17개국 39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춤을 집중 조명하는 ‘프랑스 포커스’와 ‘스페인 특집’을 마련했다. 이종호 시댄스 예술감독은 “프랑스 현대무용의 상징적 인물들의 작품과 독창성이 뛰어난 스페인 민간단체들의 작품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프랑스 포커스’는 1980년대 프랑스 현대무용의 새로운 물결인 ‘누벨당스’를 대표하는 발레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 캐럴린 칼슨 등 거장들의 작품 중심으로 소개한다. 프렐조카주는 ‘성수태고지’ 전편과 ‘브누아 드 라 당스’ 수상작인 2인무 ‘정원’을 선보일 예정이다. 칼슨은 직접 무대에 올라 솔로 작품 3편으로 구성한 ‘단편들’을 춘다.

‘스페인 특집’은 스페인 5개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들이 꾸민다. 마드리드의 ‘라룸베 무용단’이 3D 애니메이션과 현대무용을 접목한 ‘고래, 거인들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다. 지난해 유럽아동공연예술축제에서 최우수 무용공연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안성수픽업그룹, 전미숙무용단, 김윤수무용단, 리케이댄스 등 국내 현대무용 단체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02)3216-1185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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