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간섭 반발 젊은층 대거 투표
독립 요구 ‘본토파’ 6명 당선
“자결권 보장” 마찰 심해질 듯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 이후 처음 실시된 4일 홍콩 입법회의원(국회의원) 선거에서 우산혁명의 젊은 주역들이 약진하며 홍콩 정치권의 전면에 부상했다. 향후 홍콩 정치권에서 홍콩의 자결권 보장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내년 3월 예정인 첫 직선제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앞두고 중국정부와의 마찰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5일(현시시간) 홍콩 선거당국의 개표결과에 따르면 입법회의원 의석 70석 중 직선제로 선출되는 지역구 의석 35개를 놓고 ‘홍콩중지’(香港衆志ㆍ데모시스트)당이 1석, 열혈공민'(熱血公民)당 1명 등 홍콩의 독립을 요구하는 급진적 본토파(本土派) 6명이 당선됐다. 본토파를 포함한 범민주세력은 이날 지역구 의석에서 18석을 차지함에 따라 정부 입법저지선인 70석 중 3분의 1이상(24석)을 달성하는데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중국의 권위주의적 간섭에 반발해 민주화 시위를 벌인 우산혁명 세대들의 정치권 입성이 두드러진다. 이날 당선이 확정된 네이선 로(羅冠聰·23) 홍콩중지 당 대표는 우산혁명 당시인 2014년 9월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며 홍콩정부청사 광장 점거시위를 벌인 인물이다. 로 대표는 앞으로 10년 안에 홍콩의 독립을 결정하는 국민투표를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본토파 정당인 ‘청년신정’(靑年新政)의 위후이전(遊惠禎·25) 등도 이날 정치권 입성에 성공했다. 로이터통신은 “우산혁명으로는 선거 민주화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훨씬 과격한 주장을 하는 본토파들이 이번 선거에서 상당수 당선됐다”며 “홍콩 정치권에서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세력의 약진에는 중국의 권위주의적 간섭에 불만이 쌓인 젊은 층의 대폭적인 지지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젊은 층의 적극적인 기대심리가 반영되면서 이번 선거 투표율도 사상 최고치인 58%(약 220만명 투표)로 치솟았다.
홍콩의 기존 야권 정치세력이 우산혁명 주역들의 유입으로 강성화됨에 따라 중국 정부와의 마찰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홍콩의 기존 야권 정치세력은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를 인정하는 속에 홍콩의 민주주의 가치를 확대하는 입장을 내세워왔다. 하지만 우산혁명의 젊은 정치지도자들은 이를 넘어 앞으로 홍콩 독립에 대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년 동안 야당인 민주당 소속 입법회의원으로 활동했지만 이날 선거 투표결과에서 낙마로 확정된 척얀 리는 “국민들이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홍콩 민주세력의 분열이라는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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