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1군 무대에 돌아온 박용근(33ㆍkt)이 kt의 3루 고민을 덜 조짐이다.
박용근은 30일 수원 NC전에서 지난달 25일 1군 말소 이후 한달 여 만에 복귀해 녹슬지 않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용근은 1-2로 뒤진 4회말 1사 1ㆍ3루에서 NC 선발 이재학을 공략해 동점 중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시즌 첫 타점이었다.
지난해까지 갖은 우여곡절을 겪은 박용근은 올 시즌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박용근은 지난해 4월 LG에서 kt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뒤 5월24일 수원 한화전에서 오른 발목 골절상을 입어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부상 직전 일주일 타율이 4할2푼9리(21타수 9안타)에 이르러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크나큰 손실이었다. 수술과 재활을 거쳐 방망이를 다시 잡은 그는 퓨처스리그에서 맹타를 휘두르다가 지난 4월29일 잠실 LG전에서 341일 만에 1군 무대를 밟았지만 복귀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도 이튿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어 지난달 24일 수원 삼성전에서 두 번째 복귀했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또 하루 만에 말소됐다. 이번엔 경미한 다리 부상이 하필이면 복귀전에서 찾아왔다.
두 번이나 하루 만에 익산(kt 2군)으로 내려가는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더 큰 일도 겪었던 박용근의 사전에 포기는 없었다. 또 마음을 다잡고 재활을 거쳐 퓨처스리그부터 다시 시작했다. 24일부터 2군 3경기에서 타율 6할(10타수 6안타)로 조범현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고, 허리 수술로 시즌을 마감한 앤디 마르테 대신 3루를 맡던 김연훈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박용근에게 시즌 세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4타수 1안타였지만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중견수 쪽으로 잘 맞은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비록 패했지만 kt도 박용근의 건재를 확인한 건 소득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장성호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한 달 만의 복귀 치고는 박용근의 타격감이 괜찮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숱한 좌절에도 방황하지 않고 간절한 마음으로 야구만 하는 모습을 지켜 본 코칭스태프와 팬들도 지금까지 꼬인 실타래와 같았던 박용근의 인생이 이제부터 봄날이길 기대하고 있다. 박용근은 “오랜만의 1군 경기라 긴장이 좀 됐지만 다시는 2군에 내려가지 않는다는 각오로 뛰겠다”고 힘줘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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