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태영 수원시장 제안… 독일 프라이부르크 시장과 합의
유엔이 정한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인 12월 10일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평화의 소녀상이 건립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와 미시간 주, 캐나다 토론토, 호주 시드니에 이어 해외 다섯 번째이자 유럽에선 첫 번째다.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은 5일 오전 수원시청 대강당에서 “독일 프라이부르크 중심부에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하기로 디터 잘로몬 프라이부르크 시장과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는 오는 12월10일 현지에서 건립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염 시장은 지난 5월 소녀상 건립을 제안하는 친서를 잘로몬 시장에게 보낸 데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전화를 걸어 소녀상 설치장소와 건립시기 등 구체적 일정을 논의했다. 염 시장은 “평화의 소녀상은 시민들이 많이 찾는 프라이부르크 시내 중심부에 건립하며, 건립시기도 평화와 인권, 역사의 상징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는 의미에서 세계인권선언기념일에 맞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호주 등지에 소녀상을 건립하는 과정에서 일본 측의 조직적인 방해활동이 있었다’는 염려에 잘로몬 시장은 “일본 정부나 극우단체들의 압박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피력했다는 전언이다.
잘로몬 시장은 “일본은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획책하고 설치를 방해할수록 소녀상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수년간 프라이부르크 시는 여성의 권리 증진과 양성평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며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자는 의미로 소녀상을 건립하자는 염 시장의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인다”고 화답했다.
프라이부르크 소녀상 추진은 한인회 등 민간영역이 주도했던 그 동안 해외 건립 사례와 달리 두 지방정부가 공동의 뜻을 모은 것이라고 수원시는 설명했다.
수원시와 프라이부르크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3월 도시혁신 분야 교류 등을 위한 자매결연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급속히 가까워졌다. 1960년 동갑내기인 염 시장과 잘로몬 시장은 ICLEI(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세계 지방정부 네트워크)라는 지자체 환경협력국제단체 집행위원으로도 함께 활동 중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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